「전투기 메카니즘 도감」한국어판 발간 및 소개글 번역

기왕에 팔불출 짓을 한 김에 한 번 더 하고자 한다.
비밀리(?)에 번역을 맡았고 지난 플래툰 컨벤션에서 정식 발매에 앞서 선행 판매 되었던 「전투기 메카니즘 도감」도 정식으로 시중에 풀리기에 소개글을 올린다.

아직 출판사 사이트에 공식 정보가 올라오지 않아 온라인 서점에 게재된 내용 소개를 링크.
링크 글의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전투기 메카니즘 도감」은 제1차 대전~현대까지 각종 전투기의 구조와 특징을 일러스트와 글로 알려준다. 아마도 국내 전투기 관련 서적에서 이런 식의 구성은 거의 처음이 아닐지. 물론 기존에도 항공기의 원리나 구조 특징에 관한 서적은 있었지만 대개 이론적이거나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딱딱한 텍스트 위주였다면, 이 책은 전투기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삼아 정교한 일러스트로 알려주기에 좀 더 직관적으로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런 책은 구구절절 백 마디 말보다는 사진으로 보여주는 편이 훨씬 나을 듯해서 책 내용을 몇 장 찍어 올린다.
이 책의 각종 그림들은 정밀 투시도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 수십 년 경력을 쌓은 저자 카모시타 씨가 3년 이상 전 세계의 항공 박물관 등지를 취재하며 모은 자료를 토대로 그렸다.
고해상도 사진과 정밀 CG 일러스트가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이런 수작업 선화(線畵, Line art)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기도 할텐데, 사진은 시각 정보량 과잉으로 이와 같은 설명 형식엔 부적합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적절한 과장과 생략을 통해 필요한 부분만 바로 알 수 있게 해주는 선화가 오히려 효과적이기도 하다.
 특히 목차나 위 사진에서 살짝 알 수 있겠지만, 국내에선 거의 정보가 거의 없다시피한 1차 대전 당시의 각종 극초기 전투기들 구조와 특징에도 상당한 비중을 할애했다는 점은 매우 반갑고도 주목할 부분이다(복엽기의 목제 세미 모노코크 뼈대나 외피의 합판 접합 구조를 대체 어디서 알 수 있겠는가). 맨 마지막 사진의 항모 어레스팅 훅-와이어 구조나 작동 방식 같은 것도 말이나 글로 접한 분은 많겠지만 그 실제 모습을 아는 이는 정말 극소수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 책의 각종 일러스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조금 곁가지로 새지만, 플라모델 취미가 있는 독자라면 전투기 플라모델과 병행해서 이 책의 정보를 소화한다면 동서고금의 전투기에 대해 상당히 입체적인 정보를 얻지 않을까.

물론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이라면, 독자도 기본적인 항공 용어나 상식을 어느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더욱 이해하기 쉽다는 점. 즉, 용어 접근성이 은근히 떨어진다. 기본적으로는 일러스트+설명 구조이고 되도록이면 쉽게 설명하려 하지만 그래도 독자에게 요구하는 기본 지식은 만만치 않다.
※ 번역을 맡고서 가장 고생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항공 용어는 그 자체가 대개 전문적이고 특수한 용어라서 일반 번역처럼 쉽고 직관적인 말로 풀어 적거나 대체하기도 불가능. 원서의 일본식 항공 용어가 은근히 독자적(일본은 2차 대전 항공전의 한 축을 담당했다)이라 대응 용어 파악에 고생하기도 했고, 아예 외국어(대개는 영어)를 그대로 쓰는 것이 차라리 이해하기 쉬운 것도 부지기수. 더욱이 일본이건 한국이건 관련 용어 자체가 통일이 안 돼 혼란이 가중되기도 하고 원서 자체도 용어 사용에 혼란스러운 경우도 꽤 있었다.  게다가 번역에 주어진 기간까지 꽤 촉박했으니 번역의 악조건은 완벽히 갖춰진 셈이었다...
또 다른 단점이라면, 원서가 90년대 후반에 나왔기에 F-35 라이트닝 같은 2000년대 최신예기(대개 스텔스기)에 대한 내용이 좀 미진하다는 점이다. 물론 이들 최신예기도 90년대 당시부터 시제기 형태로 존재했고 책에서도 당시 시점에서 알려진 정보는 최대한 다루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현재 시점에선 미진한 내용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스텔스기에 관한 기본 원리나 구조, 방식 등에 관해선 충분히 알 수 있고 스텔스기에 관한 최신 정보는 웹에도 꽤 자세한 편이니 웹 검색 등을 통해 보충하면 이 부족분을 어느 정도까진 커버할 수 있지 싶다.
마지막으로 가격. 꽤 비싸다. 그래도 대개는 정가보다 좀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리란 점 및 책 내용과 정보량에서 제 값 한다고 느껴주신다면 번역자로선 다행스러울 따름이다.


덧.
부족한 시간이나마 감수를 맡아주신 밀리터리 전문 번역가 이동훈 씨께 감사를.

덧덧.
이 책의 속편으로 「폭격기 메카니즘 도감」이 있다. 다만 한국어판은 현재로선 확정되지 않았는데, 폭격기 편은 특성상 내용의 밀도가 더 높은 편이니 이번 책이 좋은 성과를 거둬 국내의 폭격기 팬 분들께도 좋은 기회가 찾아오게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덧글

  • 키르히 2011/07/14 11:10 #

    자쿠러님 때문(덕분)에 더더욱 밀덕이 되어가는거 아닙니까아~~~(구매중)
    늘 좋은책 번역해 주시는 자쿠러님 감사합니다. 그러니 MG카탈로그도 번역해서 달롱넷에;;;;
  • ZAKURER™ 2011/07/14 15:22 #

    예, 저도 고맙습니다.
    그러고보니 요즘엔 MG 설명서 같은 거 번역을 보기 어렵군요. 사실 설명서나 카탈로그 무료 봉사 번역이 무지 귀찮은 일이긴 합니다^^;
  • 계란소년 2011/07/14 11:15 #

    앗 내 잔고
  • ZAKURER™ 2011/07/14 15:22 #

    삼가 애도를... 죄송합니다 ^^;
  • FREEBird 2011/07/14 11:35 #

    으으... 잔고가...
  • ZAKURER™ 2011/07/14 15:22 #

    다시금: 삼가 애도를... 죄송합니다 ^^;
  • RGM-79 GM 2011/07/14 12:52 # 삭제

    아아아... 이건 꼭 사야겠군요.. 모에전차학교는 어떻게든 비껴갈려고 했었는데 이것만큼은 안되겠네요...하아... 근데 내 통장, 카드는....T_T
  • ZAKURER™ 2011/07/14 15:23 #

    또다시: 삼가 애도를... 죄송합니다 ^^;
  • 노타입 2011/07/14 12:58 #

    우헉, 이것은 제게 지금 카장 필요한것! 알라딘USA에 뜨면 바로 질러야겠습니다.
  • ZAKURER™ 2011/07/14 15:24 #

    아이고, 쌀나라의 X-74용 데이터로는 조금 과잉 정보 아닐까 합니다만... 미리 고맙습니다.
  • 이야기정 2011/07/14 13:44 #

    항공용어쪽 이야기라면 꼭 밀리터리 전문가 뿐만 아니라 항공쪽 관련가 분들도 필요했을듯 싶은데 말이죠. 라고 말해도 번역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ZAKURER™ 2011/07/14 15:37 #

    기본적으로는 항우연 등의 항공 용어 및 언론 등지에 노출된 용어를 기본으로 삼고(때문에 주익보다는 주날개를 썼지요), 비공식 감수도 어느 정도 받았기에 딱히 거슬리는 오류는 없지 싶은데...
    실은 항공 용어 자체도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야 당연히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일관성이 없다시피하더군요. 이런 저런 사정으로 국적/기체/기종별 고유 용어가 즐비하달까요. suspension을 자동차 쪽에선 현가 장치라 하지만 군에선 현수 장치라 하듯 말이죠.

    여담이지만, 관련 용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 가장 애먹인 - 건 Longeron(세로대)와 세로지(Stringer)였습니다. 일본 쪽에선 모두 뭉뚱그려 종통재라고 한 탓에 언급 기종의 영문 자료 뒤져가며 일일이 찾아 구분해야만 했고, 세로대와 세로지라는 국산 번역어도 RC 동호회 자료까지 뒤지고 좀 고생하며 찾고 그래서 미운 정이 들더군요. 그냥 영어로 쓰면 엄청 편했을텐데 말이죠.
  • 이야기정 2011/07/14 15:39 #

    확실히 영어권 전문용어쪽은 번역가들 그냥 자기 맘대로 막 쓰는 경우가 많은지라..--;;;; 그 상태에서 이 동네는 이렇게 쓰고, 저 동네는 저렇게 쓰고..(먼산) 원서랑 번역본 펼쳐두고 비교해서 읽으면 '뭘 이야기 하자는거냐?'싶은게 한둘이 아닌...(........)
  • 무명병사 2011/07/14 14:40 #

    붸에에에에에에엑! 돈은 모자라는데 살 것들이 산더미..... 그러니까 광고 좀 열심히 눌러주세요 으앙(!?)

    AK의 도해 시리즈보다 훨씬 나을 것 같네요;;
  • ZAKURER™ 2011/07/14 15:41 #

    광고...^^;
    같은 도감이라도 성격이나 타깃층이 다르니 뭐가 낫다 못하다 단평하긴 그렇습니다만, 하여간에 원서를 보며 좋은 느낌을 받았기에 번역 맡겠다고 일부러 졸랐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런 느낌을 받으신다면 정말 감사할 따름이지요.
  • 테ㅋ 2011/07/14 15:02 # 삭제

    오오~ 아주 좋은 서적이 출간되었네요~ 당장 구입해야겟습니다^^
  • ZAKURER™ 2011/07/14 15:43 #

    구입하신 보람과 가치를 느끼실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 하인츠 2011/07/14 15:58 #

    축하함미다. 역시 고생하신 보람이 척척 나오는근영. 회사에 전차학교 시리즈를 자료서적조로다가 주문해놓았는데. 허허.
  • ZAKURER™ 2011/07/14 16:04 #

    감사합니다. 이름은 모에지만 밀리터리로도 자료 가치 충분한 전문 서적입니다!(에헴)
  • 2011/07/14 16:0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ZAKURER™ 2011/07/14 16:05 #

    따로 언급드리겠습니다.
  • 네비아찌 2011/07/14 18:56 #

    폭격기 책도 꼭 나오길 빕니다~~~
  • ZAKURER™ 2011/07/15 22:05 #

    저도 그러길 바랍니다.
  • 두드리자 2011/07/14 21:55 # 삭제

    무슨 책인가 했더니 이런 내용이었군요. (헉. 가격이 )
  • ZAKURER™ 2011/07/15 22:06 #

    좀 비싸죠...
  • 觀鷄者 2011/07/15 17:25 # 삭제

    취향 때문에 전투기보다 폭격기 쪽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소개를 보니 지르지 않을 수가 없군요! (아아. 지갑이...)
  • ZAKURER™ 2011/07/15 22:06 #

    저도 폭격기 쪽을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 Lionheart 2011/07/15 21:57 #

    제목의 표기법 틀리지 않나요?^^;; '메커니즘'
  • ZAKURER™ 2011/07/15 22:11 #

    거기에는 번역 완료 되기 전에 미리 출판물 등록했다는 깊은 사정이...
    참 난감한 경우인데 제 영역 밖에서 일어난 일이라 나중에 알고서도 손을 못 썼습니다.
    2쇄 인쇄 시 메커니즘으로 수정이 될 지 어떨 지는...ㅡ,.ㅡ
  • Lionheart 2011/07/15 23:42 #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 SJ 2011/07/19 10:57 # 삭제

    어제 사서 좀 읽었습니다.
    오랬만에 보는 친숙한 표현 '외팔보' ^^ 옛날책들은 다 이렇게 썼었죠.
    한글로 풀어썼으면 하는 표현이 몇개 있었고, 제로기 사양이 그 위에 위에 기종걸 그냥 가져다 붙인 편집오류가 있네요.
    말씀하신데로 복엽기 부위별 구조를 보여주는 일러스트는 매우 좋군요.

    폭격기편 기대합니다.
  • ZAKURER™ 2011/07/19 11:59 #

    고민 끝에 고른 외팔보 알아봐 주시니 보람을 느낍니다 :-D
    용어에 신경을 썼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관련 용어 자체가 한국식-일본식-영어가 혼용이라 취사선택하기가 무척 까다롭기도 하고, 제한된 페이지와 공간에 맞추느라 아무래도 용어에 대한 설명이 좀 불친절하다 느끼고 있었거든요.
    편집 오류는 죄송할 따름입니다.

    지적과 격려에 감사하오며, 만약 폭격기편이 추진된다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2011/07/20 19:22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ZAKURER™ 2011/07/24 20:58 #

    으윽, 메카니컬...따로 전하겠습니다. OTL
    정보량이 '징그럽게 많아서' 저도 번역하는 내내 징그러움에 치를 떨었습니다 T.T
  • ElizaBASS 2011/07/24 16:36 #

    사실 모에전차 학교 보다 구입시에 만족도가 더 높았습니다.

    [죄송요]

    아무튼 기대하지도 않았던 책인데 입수하고나니 진짜 좋네용
  • ZAKURER™ 2011/07/24 20:59 #

    아니 죄송하실 것이야...모에 전차와 아예 다른 장르인데요.
    어쨋건 구입하고 만족도가 높으셨다니 저로선 최고의 찬사입니다. 감사합니다.
  • compose 2011/10/08 07:49 # 삭제

    멋진 책입니다. 책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있어 덧글을 올립니다.
    '구리관 구조로 된 전투기, 호커 허리케인 (52쪽)'에서 '구리관'이라는 말이 원서에는 어떻게 나와 있는지요.
  • ZAKURER™ 2011/10/08 10:56 #

    동관(銅管)입니다. 영어권에선 tube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아마도 순구리가 아닌 황동(Brass)이었겠지만, 일단은 원서에 맞춰 구리관으로 옮겼습니다.
  • compose 2011/10/08 21:26 # 삭제

    답변 감사합니다.
    알고보니 고장력의 강철관이로군요.
    우리가 '플라스틱 유리창'이니 '알루미늄 철판'이니 하고 부르는 식으로, 일본에서는 금속관을 '동관'이라 부르는 것 같네요.
    폭격기편도 빨리 만나보았으면 합니다.
  • ZAKURER™ 2011/10/09 00:29 #

    해당 기체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영어권에선 metal/steel tube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듯하고, 실제로도 철제 파이프 같습니다. 강관(鋼管)의 오타 아닐까 싶습니다.
  • kakao 2011/12/14 03:18 # 삭제

    번역의 본좌이셨군요.
    독일 육군전사 책 막페이지에 보면 폭격기 메카니즘 도감 이외에 어떤 인물의 연대기 등등을 언제언제 나올 예정이라고 표기까지 되어 있었는데

    표기와는 다르게 날짜가 지났는데도 아직도 안나오는 책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폭격기 메커니즘도 그럴 전망인거 같다만..

    애독자로써 항상 소망하고 있겠습니다.
    처음 밀리터리 프레임 시리즈들을 접해보고 한국에 드디어 재대로 된 목록이 떳구나! 하지만 그 때 이후 책이 하나라도 추가가 되질 않아서 상당히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 ZAKURER™ 2011/12/31 15:15 #

    (답이 늦어 죄송하오며) 저도 안타깝습니다^^;
  • kim 2011/12/30 11:07 # 삭제

    안녕하세요. 이책에 궁금한게 있어서 왔습니다. 한 10여년전쯤에 이책을 아는 일본인한테 원서로 선물받았었는데.. 그때 책이 지금 한글로번역되 출간되었나요? 아니면 원서도 개정판이 있는건가요? 지금은 그책이 어디로 갔나 몰라 한글판이 있기에 하나 살까해서 어쭙습니다. 그리고 폭격기편 기대되네요. 혹시나 저도 썩 일어는 그냥 그렇지만, 일어 전공도 했고 항공기를 옛날부터 좋아해서 고딩때 항공정비과 나와서 헬기정비병으로도 있었습니다. 혹시나 항공기관련해서 도움이 필요하면 블로그에 글남겨주세요.

    예전에 라이덴 관련책 원서를 같은 일본사람한테 선물받았는데 일본만의 항공용어는 참 어렵더군요.
  • ZAKURER™ 2011/12/31 15:17 #

    아마 언급하신 그 책의 한국어판 맞을 듯 합니다.
    - 저도 폭격기편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나오겠죠^^;
    - 항공 용어에 관한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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