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AGE」: 그 시작을 말하다 GUNDAM Talk

아래 내용은, 지난 6월 24일부터 반다이채널에서 내보내고 있는 건담 AGE 스페셜 영상 '건담 AGE: 그 시작을 말하다(선라이즈 미야카와 야스오×히노 아키히로 스페셜 인터뷰)'  중 스토리/시리즈 구성을 맡은 히노 아키히로 씨(레벨 파이브 대표이사)의 인터뷰 부분을 발췌한 것이라고 한다.
히노 씨의 이 인터뷰 자체는 「주간 패미통(6/16호)」에 실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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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작품을 만들 바에야 「건담 SEED」나 「건담 00」를 넘어서고 싶습니다.
SEED나 00와 다른 점 한 가지로는, SEED나 00는 1화에 건담이 잔뜩 나오는데, 전 건담을 영웅이자 히어로로 그리고, 아이들이 동경하는 '단 하나밖에 없는 영웅'으로 해야 한다고 여기므로 적어도 제1화에는 건담이 1기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후반엔 벼라별 게 나오게 될 지도 모르지만요. 안 나오면 안 되는 사정이 있어서 말이죠(웃음).

1기라면, 저도 상품 전략이란 걸 해온 입장이라 그런 건(역주: 1기만 나오는 상황) 해선 안된다는 건 알긴 하는데, 그래도 1기로 건담 상품이 잔뜩 나오는 도식을 어떻게 짜낼 순 없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끌어낸 답이 'AGE 시스템'. 건담이 전투 경험을 쌓으면 스스로 새로운 설계도를 내고 새로운 모양새(Form)를 갖춘다는 방식이죠. 그렇게 해서 건담은 1기 밖에 없는 영웅이면서도 여러가지 모양새를 보여줄 수 있으므로 건담을 상품으로 성립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이 최근 건담 작품들과 다른 점입니다. 이번 작품의 포인트입니다.

전, 1년 전쟁 배경 OVA를 엄청 좋아하므로 그 본류 건담 보는 게 좋지만, 건담 SEED로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저 스스로는 1년 전쟁 설정을 써야만 건담이라고 인정하기에 건담 SEED가 나올 때까진 그 이외 작품(1년 전쟁 배경이 아닌 작품)은 딱히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건담 SEED를 보면서 건담도 가면 라이더가 그랬듯이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건담 SEED라는 작품이 성공해서 팬을 늘렸는데, 그걸 보고 새로운 건담으로 다시금 거대한 팬덤을 획득한다, 퍼스트 건담과 관련 없는 세대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래서 건담 AGE라는 타이틀에는 새로운 건담 세대를 만든다는 목표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볼 수 있는 작품은 어떻게 만들어야 좋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어려운 말만 늘어놓다 자기 자신도 알 수 없는 작품이라 여기게 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키워드나 시추에이션, 주인공의 감정 축, 주인공은 어떻게 싸우는가, 왜 적을 미워하는가 등등을 엄청 알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건담 스토리만은 알기 쉽게 합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 작품은 애들용 건담을 만드는 게 아니라 건담이라는 컨텐츠를 아이들한테 번역해준다는 느낌으로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건담을 어린이용으로 해서는 안 되고 아이들도 알 수 있는 작품으로 한다는 관점이므로, 작품 자체는 이전 건담과 마찬가지로 타깃은 전혀 바뀌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시추에이션과 키워드, 이해하기 쉽다는 점으로 공략해서 건담이 시작하면 아이들도 엄마도 아빠도 TV 앞에 모이게 되는 작품으로 하고 싶고 그런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가 중후해서 이전 건담 작품들과 비교해도 지지 않을 수준이지만 알기 쉽다는 점에서는 역대 최고라고 봅니다.


요약(하야미미 건플라 측)
● 최근 건담 작품과 달리 등장하는 건담은 기본적으로는 1기(AGE 시스템을 써서 새로운 폼으로 진화)
● 후반 이후에는 다른 건담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 퍼스트(& 1년 전쟁)만 좋아했지만 SEED를 보며 눈을 떴다: 나(히노)도 새로운 건담 세대를 만들고 싶다
● 어린이용 작품이 아니라 건담이란 컨텐츠를 어린이용으로 번역한다는 느낌
● 이전 건담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없이 스토리가 중후하지만 알기 쉽다는 점에선 역대 최고(이번 작품의 주목점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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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노 씨도 기본적으론 퍼스트 원리주의자의 아류인 1년 전쟁파(속칭 1년 전쟁빠)인 셈인데 SEED로 돈 버는 걸 보고 (상업성에) 눈을 떴다고 하니, 상업성을 중시하는 시각에서 출발하고 만들어 낸 이번 시리즈가 '차세대 건담 팬을 일궈야 한다'는 대목표를 어떻게 수행할 지, 아니, 좀 더 미시적으로는 자칭 1년 전쟁빠의 내적 모순이 어떤 모습으로 표출할지 나름 흥미롭긴 하다.

그건 그렇고, '원래는 애들용이 아니지만 애들용으로 번역했다'는 립 서비스와 언어 유희에는 탄복.
이 말장난의 문제라면, 세상의 어린이용 작품 절대다수는 '애들이 보기 적합한 건 당연하고 그 이상인 인류 공통의 성정과 사상이나 가치도 애들 수준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해놨다'이며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용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은근슬쩍 외면했다는 점이다. 결국 어린이용이란 말을 뱅뱅 돌려 말한 셈. 과연 스토리 구성을 맡을 만한 말솜씨로다.
그런데 근원이랄 수 있는 퍼스트 건담도 '애들 수준에 맞춰 만든 작품'이었다. :-)


덧글

  • 아이리스 2011/06/27 16:43 #

    캐릭터만 놓고 봐서는 무거운 내용과 그다지 매치된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운데, 제작진이 공언한 만큼의 결과물이 나올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 계란소년 2011/06/27 16:56 #

    그런데 설정이 건담 버전 디지몬인가요;
  • RNarsis 2011/06/27 17:00 #

    ...그런데 저 아저씨는 21세기의 캡틴 츠바사를 만들겠다고 만든 이나즈마 일레븐의 스토리를 보면 요사이 청년 버전 캡틴 츠바사보다 음울한 맛이 풍기는 전개로 만들어서.

    뭐 뒷맛 나쁜 스토리라는 관점에선 기대해볼만 합니다.
  • 알츠마리 2011/06/27 17:05 #

    정치인 해도 되겠네요.;; "자위대는 군대가 아니라 전력이다" 수준의 말솜씨니.;
  • R쟈쟈 2011/06/27 17:21 #

    일단 나와보기전에는 제작자의 이야기는 다 몰라요에 한표 던집니다=ㅁ=;;
  • ㅇㅅㅇ 2011/06/27 17:50 # 삭제

    퍼스트나 ZZ나 대상 타깃이 어린이라는 것을 점점 잊어가는 듯 합니다.
  • Nine One 2011/06/27 18:38 #

    하지만 건담 오리진의 애니화 소식을 듣고난 후 이건 왠지 "훼이크다. 이 병신들아!"라는 말이 머리속을 휘젓는게....
  • 키르히 2011/06/27 20:25 #

    왜 자꾸 조이드 제네시스가 겹쳐보이는거지....?
    퍼스트는 어린아이 용이였지만 오리진은 어른용이 되러같은 예감. 아니, 그게 당연한건가....
  • 잠본이 2011/06/27 21:05 #

    라이더에 비유하자면 시드와 더블오는 류우키, AGE는 블랙RX 혹은 쿠우가(...)
  • 두드리자 2011/06/27 22:12 # 삭제

    감독 : 건담은 하나로 족합니다.
    반다이 : 닥치고 여러 종을 만들어! 장사 말아먹고 싶어?
    그래서 나온 타협이란 뜻이군요. 건담 만들기란 지난한 일입니다.
    어쨌든 아무리 고집이 세더라도 건담이 애들용이라는 현실은 절대로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하군요. 그럼. 그럼.
  • 한컷의낭만 2011/06/28 13:25 #

    '어린이용입니다!!!'를 삥 돌려서 말하는군요. -_-;
  • 아힝흥힝 2011/06/28 18:02 #

    어쨌든 히노 셔덥
  • ZAKURER™ 2011/06/28 19:30 #

    이 글은 일일이 답변다는 것보단,

    여러 분들이 지적하시다시피 립 서비스는 어디까지나 립 서비스이고, 뚜껑 열기 전까진 아무래도 억측과 선입견에 지배당하기 십상이지요. 그런데, 전례를 보면 또 아주 틀리지만은 않기도 합니다.
    어쨌건 히노 씨의 말을 존중한다면, 전래 동화나 민담은 표면상 어린이용이면서도 '뒷맛이 나쁜 것'이나 '권선징악처럼 보편타당한 가치 전파가 아니라 단순한 경고나 터부용'도 적지 않아 악몽이나 트라우마의 발단이 되기도 하므로, 과연 어떤 어린이용으로 번역한 건담 작품이 될 지는 그의 말처럼 지켜 보고나서 최종 평가해도 되긴 하겠습니다.
  • 성지인 2011/06/30 16:35 # 삭제

    히노 아키히로가 이렇게 바보 취급 받는 동네가 또 있을까 싶네요 ^^;;
    제 생각엔 아시아에서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스튜디오(라기엔 이제 너무 커졌지만)의 크리에이티브한 리더인데 말예요.

    요즘 일본 잡지를 보면 1호 건너 1호 이 양반 인터뷰가 권두 기획/특집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자존심 세계 최고 지브리 스튜디오를 '을'로 쓴(?) 유일한 사람이죠 ;-) 이 양반과 레벨파이브를 생각한다면, '우리 취향엔 안맞을 순 있겠지만' 완성도 낮은 게 나오기 어려울 것 같아요.
  • ZAKURER™ 2011/06/30 18:11 #

    아니, 기획자나 사업가 측면이 아니라 시나리오 라이터 측면으로만 볼 때 좀 모호하다는 것이고, 다른 분들도 대개 그런 관점에서 우려 내지 짐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유하자면 베스트셀러와 명작에 대한 인식이나 시각 차이 같은 것이랄까요.
    상업적으로는 히노가 하는 것이니만큼 AGE도 성공할 거라고 대개 별 무리없이 동의하는 분위기잖아요 :-)
  • 성지인 2011/07/01 18:41 # 삭제

    하긴, 다들 뭘 하고 싶어하는 진 알겠는데, 그래도... 란 분위기인 것 같아요 ^^;
    퇴근길에 어제 나온 패미통을 샀는데, 또 맨 앞에 히노 아키히로 인터뷰가 나오더라구요;; 그 뭐지, 택틱스 오우거 만든 디렉터가 레벨파이브로 입사했다면서, 둘이 인터뷰 하는 게 또 맨 앞에;; 몇 주째 이 사람 보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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