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모델링 매뉴얼 Vol.21> 한국어판 Gunpla & 模型 Info

호비저팬 계열 각종 서적을 한국어판으로 발간하고 있는 AK 커뮤니케이션즈에서 호비저팬의 별책 무크지인 '밀리터리 모델링 매뉴얼 Vol.21(이하 MMM)'을 번역 출간하였다.

책 소개 및 목차는
http://www.gamecollege.co.kr/zboard/view.php?id=news&select_arrange=headnum&no=77
<밀리터리 모델링 매뉴얼 21> 발매
출판사의 공식 소개글로 대체하기로 한다.

일본에서도 올해 5월에 발간한 최신 MMM 서적이므로 상당히 빠르게 한국어판으로 발간한 셈이고, 기존에 출간해온 모델링 입문서나 캐릭터 모형 작례집(건담 웨폰즈)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넓히는 시도에 일단 박수를 보내고자 한다.
한편으론, 전형적이자 대표적인 일본식 모델링 서적이므로 아무래도 일본 시각이 그대로 배여 있다는 한계는 있지만 한국 모형계가 일본 모형계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기에 일본 방식이 상당히 친숙하다는 장점 또한 있으며, 요근래 유럽식 극사실적 모델링 기법에 편중된 관심과 조금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일본식 최신 or 주류 모델링 기법을 맛볼 수 있다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이다.

■ 내용
일단 건담 웨폰즈와 달리 좌철 & 가로쓰기 방식이므로 책을 보는 데 어색함이 없다.
AK의 다른 서적=건담 웨폰즈로도 확대 적용했으면 하는데...

▲표지 작례인 야크트티거 & 코끼리 디오라마
- 위 소개의 작례 목차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무크의 권두 주제는 구축 전차, 좀 더 정확히 집자면 신제품이었던 타미야의 1/35 야크트티거를 특집으로 다뤘다.
그에 걸맞게 타미야 야크트티거를 쓴 작례가 무려 무려 5 작품이며, 그런 점에서 드래건 제품과 비교 등을 원했던 사람은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다.

- 야크트티거 이후엔 좀 더 폭을 넓혀 엘레판트나 훔멜, 맞수라 할 수 있는 미군의 M-10 등 대전 당시의 여러 대전차 차량 작례가 실려 있으며, 이 부분에선 반대로 드래건 제품들이 대세를 이루어 나름 재밌다면 재밌는 구도.

여기까지 책의 반 정도 분량을 차지하며, 이후엔
- 다양한 스케일로 구성된 각종 AFV 작례(물론 대전물 위주)
- 소특집으로 티거 I 극초기형 502 중전차 대대 사양 파헤치기
- 중화권 모형 업계 탐방기
- 현용 AFV 작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특집인 티거 I 극초기형 502 중전차 대대 사양 해설

거의 모든 작례가 MMM답게 디오라마 및 비네트로 이뤄져 있는데, 상세한 제작 과정 사진이나 제작기 보다는 완성된 작례를 다양한 구도로 찍은 작례집에 가까우므로 이 책을 통해 모델링 기법을 익히거나 제작 과정을 따라해보고자 하는 분껜 나름 실망을 안길 수도 있다고 보인다.
반대로 웹 작례 등으론 쉽사리 보기 여러운 프로급 디오라마나 비네트에 관심 있는 분들껜 어느 정도 참고가 될 듯. 단, 위에서도 살짝 언급했다시피 '정밀하긴 하지만 모형을 모형답게 연출'한다는 일본식 뉘앙스가 강하므로 그 부분에서 또 좋고 싫음이 갈린다고 볼 수도 있겠다.
가장 이색적인 작례인 1/1 사무라이 카부토.
일본 서적답달까...
나름 반가운 건 현용 AFV 작례에 아카데미의 셰리던과 K1A1 둘 씩이나 실렸다는 것이다.
단, 두 작례 모두 키트 리뷰용 호비저팬 게재작을 재수록한 것이므로 (에칭 등의 옵션을 썼지만) 기본적으론 제품 소개용 리뷰라는 점은 살짝 아쉽다 하겠다.
※대신 K1A1 경우엔 한국인 입장에선 엉성해 보일 수 밖에 없는 한글 표기나 한국군 고증 등을 웃으며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잔재미를 선사한다 :-)

■ 품질 및 가격
150 남짓한 페이지에 25,000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라 부담될 법도 한데, 일부 제작기 부분 외엔 올 컬러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질, 인쇄 품질은 원서와 동일한 수준이고 내용 밀도 또한 매우 높은 편이다.
일단 글을 읽기 시작하면 몇 시간 내로는 읽고 치워버릴 수 없는 분량과 밀도이며, 틈 나는 대로 차근차근 꼼꼼히 봐 가면 족히 한 달은 즐길 수 있는 분량이니 책값에 상응하는 만족감을 주리라 본다.
(이틀 전에 샘플 책을 받고 아직까지도 다 못읽었다...)
작례 사진만 감상한다고 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품질이 아닐까 싶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원서보다 싸다! :-)

■번역서의 문제
앞에서 언급한 내용은 광고 부분을 제외하면 원서와 한국어판에 차이 없는 부분이고, 책 구성이나 물리적인 품질은 원서와 동일한 수준이므로 그 부분에선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렇지만 번역서인만큼 가장 걸리는 것은 결국 번역 품질일 것이다.
원서 자체가 페이지에 비해 텍스트 밀도가 높은 만큼 번역 분량 또한 상당하며, 제한된 시간 안에 번역 출간해야 한다는 제한 조건이 있으므로 그런 제약하에서 이루어진 번역 자체는 무난하다고 하면 무난하겠는데...
나름대로 번역으로 돈 받는 처지이기에 언급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아무래도 지적할 점이 몇 군데 눈에 들어온다.

*용어 통일 문제 :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잭(Jack)<->작키', '메시(Mesh)<->메쉬' 등 동일 용어, 특히 외래어나 그에 준하는 외국어를 페이지마다 다르게 적은 게 꽤 된다. 또한 띄어쓰기도 '하비 재팬<->하비재팬'처럼 일정한 기준이 없어 보인다.
둘 중 어떤 게 맞는가를 따지는 게 아니라, 일본식이면 일본식, 표기법이나 띄어쓰기 적용이면 확실한 적용, 하는 식으로 적어도 책 한 권 내에선 자체적으로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여 독자의 혼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 지나친 괄호 남용 :
본문의 일부다.
이러한 괄호는 책 뒤쪽으로 갈수록 점점 심해지는데, 일부 용어의 괄호 부연 필요성이야 인정하지만, 그래도 '눈(雪)'이나 목제(木製), 바(bar) 수준의 단어까지 일일이 달아주려 한 건 좀 지나친 과잉 친절이 아닐까.
특히 한자 괄호의 상당수는 처음 나올 때만 달아줘도 될 것을 해당 단어가 나올 때마다 반복해서 오히려 불편하다는 생각도 든다. 워드 프로그램에 의존한 기계적인 편집이라는 느낌이 드는 한편으로 어찌 보면 독자를 믿지 못하는 편집이라고도 여기게끔 한다.
이러한 편집 방식은 시행착오나 번역/편집진의 성의라고 하기엔 좀 지나치다 싶고, 편집 센스가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 개인적인 유감이라면, 일본 서적을 번역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오류로 '티거 I'이 아니라 '티거-I'로 적혔다는 점. 일어 표기 'ティ-ガ-I'에서 뒤쪽의 '-'는 하이픈이 아니라 일본식 장음 표기라는 것이 걸러지지 않은 채 여전히 하이픈으로 처리되었다는 점이 아쉽다.
(일본은 띄어쓰기가 없으므로 당연히 알파벳 표기 Tiger I에 맞춰 티거I, 또는 티거 I을 일본 표기법에 맞춰 표기)


쓴소리도 조금 적었지만 MMM 원서나 번역서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공식적인 상업 서적이자 특히나 번역서인 만큼 용어와 관련된 번역 & 편집 원칙에 관해선 좀 더 엄격해야 할 듯하다.
어쨌건 자국산 모형지가 전멸한 한국 모형계 환경에선 나름대로 상당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서적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덧글

  • 2009/09/28 09:5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ZAKURER™ 2009/09/28 15:22 #

    그런 이야기도 있긴 하지요...
  • 블루드림 2009/09/28 10:18 #

    가격이 좀 비쌌군요^^
    밀리터리 프라모델은 만들지 않지만 하나 사고 싶은 책이네요.
    그래도 관심은 있어서 말이죠.
  • ZAKURER™ 2009/09/28 15:23 #

    웹보단 조금 느리지만 책이란 게 여전히 재밌긴 합니다.
    제대로 된 책에 담겨 있는 텍스트 정보량의 차이도 차이지만 웹에서 모니터로 보는 것과 책으로 페이지 넘기며 보는 차이도 확실히 있고요.
  • 노타입 2009/09/28 14:28 #

    유럽과 일본의 모델링 스타일 차이라는건 처음 들어보는데 무척 관심이 가네요. 언제 한번 그것에 대한 자세한 포스팅을 해주시길 부탁드려봅니다. 시간이 나실때 말이죠. 그니깐.. 지금 당장요! ^^;
  • ZAKURER™ 2009/09/28 15:16 #

    아, 별 거 아닙니다.
    HJ/DHM/모델구라식 일본의 주류 모형지 작례와 웹 모델러(Missing-Linx)의 성향 차이 정도로 보시면 될 듯.

    예를 들면 유럽 모형계는 지난 몇 년 동안 MIG 프로덕션 주도로 피그먼트나 모듈레이션이 한 차례 광풍을 불러일으켰고 그러한 방식이 국내에도 빨리 퍼지거나(헤어스프레이 치핑법 같은 것도 순식간에 유행하고 말이죠) 신세대 아크릴 도료를 기반으로 무제한적인 도료 선택, 그리고 온-오프의 피드백이 재빠르고 적극적이라는 느낌
    이라면....
    일본 모형지 쪽은 그런 변화 적용에 조금 소극적인 듯보이고(한 발 늦달까요), 웹 모델링과 잡지 모델링이 따로 논다는 분위기도 있어 보이고...
    그런 차이 정도랄까요?

    따지고 보면 별 거 아닐텐데, 색감이나 웨더링에서 성향이 좀 다르단 느낌도 종종 들긴 합니다.
    밀리터리 피겨 경우에도 조금 다르다는 느낌? 이기도 하죠.

    ※뭐, 일본 2Ch 같은데서 떠드는 걸 보면, 일본 아머 모델링지 경우엔 토이 수퍼바이저가 유로 밀리테어에 출전했다 물 먹고(한국은 대거 입상) 컴플렉스가 생겨서 이후엔 일부러 유럽식을 안 한다... 뭐 이런 이야기가 돌기도 하고 그래요.^^
  • ZAKURER™ 2009/09/28 15:21 #

    추가로 가장 단적인 차이라면....
    일본은 메이저 업체가 최신 금형 신제품(F-22A)을 이타 뱅기(거 뱅기나 차에다 모에 캐릭터 잔뜩 붙이는 거 말이죠)로 먼저 내야할 만큼 캐릭터 모델링과 스케일 모델링이 혼재되어 있다는 그런 분위기도 있지요.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 모형계는 그 소식 듣고 모두 뒤로 까무러지고 있고요.^^;
  • 노타입 2009/10/09 16:48 #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그런 미묘한 흐름을 꽤뚫고 계시다니 역시. (자쿠러가 아니라 꽤뚜러로 필명을... ^^; )
  • 2009/09/28 17:5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두드리자 2009/09/28 23:07 # 삭제

    야크트티거가 특집이라면 그에 대한 이야기도 꽤 많이 실렸겠군요. 그런데 가격이.....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