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8월 12일
<건담웨폰즈 기동전사 건담 A New Translation (1)> 한국어판

오늘부터 시중에 풀린다고 합니다(와아~~).
제 마음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건플라 관련으로 처음 손 댄 책이라 더 두근두근하달까요.
게다가 가장 지명도 높은 건담 웨폰즈고 말이죠.
제 손으로 직접 리뷰=자화자찬하는 팔불출 짓은 도저히 못하겠고...
책 내용 관련해서 몇 가지만 적어봅니다.
■ 인명, 고유 명칭 관련해서 마지막까지 괴롭혔습니다.
- 대표적으로 '파 유이리'. 예전엔 '화 유리/화 유이리' 정도로 널리 알려진 이름인데, '화(Hua)'의 근거가 되는 자료라면 Z 건담 소설판의 한자 표기인 花園麗가 있겠습니다. 그러나 저 한자에 맞춰 병음 표기하면 Hua Yuan-Li(화유언리)이므로 어차피 유이리하곤 맞지 않을 뿐더러, 현재 공식 사이트를 비롯해서 각종 자료엔 명확히 알파벳 'Fa'로 적고 있으므로 요즘엔 이를 기준으로 한 '파'도 널리 퍼져 있죠. 결국 공식 표기인 'Fa'에 맞춘 한글 발음 표기 '파'로 갔습니다(음... '후렌들리'를 외치는 현 정권에 맞추자면 '화'로 가야 했으려나요).
- '콰트로 바지나'는 전혀 고민 없이. 4는 '콰트로'지 '크와트로'는 절대 아니란 말이죠.
- '에우고'는 제가 타협한 사례. AEUG를 일본식 대표음만 모은 것이 AE(エ)+U(ゥー)+G(ゴ), 곧 エゥーゴ인데, エゥー는 한 음처럼 발음하도록 카타카나 표기하고 있죠. 그러나 한글로는 표기 불가능에 가깝고 굳이 하자면 '웨'가 근접한 표기가 될까요(실제로 예전 로봇백과 해적판 일부는 '웨고' 등으로 적은 것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웨고 또한 안 비슷하기론 마찬가지이므로 각하, AE를 살리려면 '애'가 되어야 할텐데 '애우고' 또한 흡족하진 않고, 결국은 널리 알려진 에우고를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 모형 관련 용어도 난항.
- 일단 ガンプラ(GUNPLA)부터 문제. ガンプラ(GUNPLA)는 GUNDAM PLAMODEL의 준말인데, PLAMODEL 또한 Plastic Model의 준말이므로 결국은 GUNDAM Plastic Model을 뜻하죠. 그러므로 건담 플라스틱 모델->건플라가 이론적으론 맞는 표기일 겁니다. 그러나 건프라가 국내 상표 등록된 공식 명칭이므로 이건 지켜줘야죠. 제 개인적인 글에선 건플라로 적고 태그에 건프라, 건플라를 같이 적는 이유가 그 때문(비슷한 사례가 Motolora를 표기법에 맞춘 모토롤러(라)가 아니라 한글 상표명인 '모토로라'라고 적는 거겠네요.).
- 그 밖에도 프라판, 프라봉, 런너, 락카, 신나 등등 여러 용어도 문제. 워낙 이런 발음이 모형계에선 아무 고민없이 그냥 쓰이는데, 표기법으론 모두 틀렸습니다. 플라판(플라스틱판), 플라봉(플라스틱봉), 러너(runner), 래커(lacquer), 시너(thinner)가 올바른 표기죠. 익숙한 거 그냥 쓰면 안 되냐는 말이 있겠지만, 현장에선 일어가 난무하는 페인트/도장, 금형 업계에서도 공식 표기는 모두 표기법을 준수합니다. 현장에선 다시방이라 한다지만 공식 표기는 대시보드인 것과 마찬가지. 국립국어원에서 현장 속어 표기를 인정하면 그 땐 그렇게 써도 되겠지만 아직은 요원한 일이죠.
- 단, Surfacer는 편집부에서 서페이서로 수정했습니다. 올바른 표기는 '서피서'이나 이것만은 편집부에서도 양보 못한 듯^^;.
- 원서에선 플라材(재)라는 표현을 남용하는데, 한국어나 모형계에선 금속재 등과 달리 플라재는 거의 쓰이지 않는 표현이죠. 때문에 본문 사진 등을 일일이 확인해가면서 대개는 플라봉/플라판/플라파이프 등(제품명이기도 하죠)으로 대체하려 했는데 아직도 딱 들어맞는 표현을 찾지 못해 못내 아쉽긴 합니다.
■ 의역, 어순 등등의 문제
원서가 그리 빼어난 문장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굳이 일어의 어순과 어투를 고스란히 살려야 할만큼 민감한 부분도 거의 없기에, 되도록이면 좀 더 읽기 편하게 다듬는 의역 과정이 상당히 있었습니다. 대신 일일이 사진 컷을 살펴보며 그에 알맞을 한국식 표현을 짜내야해서 시간이 한참 더 걸리더군요. 때문에 난이도는 오히려 일반 서적보다 훨씬 높달까요T.T
■ 그리고 설정화 번역
이건 저도 아직 최종 교정본 파일이나 책을 받아보지 못해서 확인할 순 없는데...
일단 원고 수준에선 책 마지막 부분의 카토키 & B-CRAFT 설정화에 적힌 '그 해괴망칙한 글자들'도 번역했습니다. 다만 상당수는 글자가 너무 작아서 제대로 안 보일 확률도 높기에 편집부에서 적절한 첨삭, 또는 전체 비적용이 될 확률도 있습니다.
실은 독해에 적합한 원본 데이터 파일이 꽤 늦게 넘어와 1차 가편집 이후에 번역했기에 이를 그대로 적용하기엔 편집 일정상 무리가 있긴 했습니다.
원래 부록에 보너스 격이고 딱히 안해도 되는 걸 제가 굳이 하자고 해서 일어난 시행착오이긴 한데, 대체 설정화에 뭐라 적혔나? 하고 궁금해 할 건플라 팬도 계실테니 가급적 살아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적어도 될 진 모르겠는데...
가편집본을 통해 원서 편집 방식을 엿볼 수 있었죠.
감상은 한마디로 "이런 무식할 데가!!"
건담 웨폰즈 수록 내용은 대개 호비저팬 잡지 내용을 재편집, 재수록한 거라 얼핏 생각하기엔 잡지 데이터를 재이용했으리라 여겼는데, 그게 아니라 말 그대로 raw data를 고스란히 때려박았답니다. 얼마나 raw냐면 5000X6000으로 스캔한 슬라이드 필름을 스캔 파일 그대로 박아넣고 그걸 책 페이지 내에서 편집 툴로 외각선 가공하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슈퍼 무지막지 수준이더군요(사진만 따로 뽑아내면 전혀 가공 안 된 스튜디오 필름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뜻). 페이지마다 편집 툴이 다르기도 하고 말이죠. 덕분에 페이지당 용량이 무시무시할 정도.
명색이 대형 출판사인 호비저팬에서 이렇게 무식하게 때려박아서 책 만들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어판은 명백한 장, 단점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날데이터가 있으므로 완벽한 좌철-가로읽기식 한국어판 만들 수 있다는 점, 그러나 편집이 워낙 무지막지해서 좌철-가로읽기로 하자면 어지간한 책보다도 시간과 비용을 훨씬 많이 소모해야한다는 점.
즉, 출판사 편집부의 우철-세로읽기는 고지식한 원서 추종이 아니라 나름 어쩔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는 뜻입니다(예, 그래서 결국 이번 책도 우철-일부 세로읽기 식…).
# by ZAKURER™ | 2009/08/12 15:03 | ■ Gunpla & 模型 Info | 트랙백(1) | 덧글(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