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BUILD GUNDAM 1 & 2 복간

(GA그래픽「제48회 시즈오카 호비쇼 특집」에서)

아마도 이번 시즈오카 호비쇼에서 가장 의미있을 건플라 관련 뉴스는 위 「HOW TO BUILD GUNDAM(이하 HTBG)」복간 소식이 아닐까 싶다.

80년대 초반 일본에 불어닥친 '건담 & 리얼로봇 붐'을 아니메 시야로만 본다면 반쪽짜리나 다름없듯이, 건담 붐 또한 "당시 건담 붐이란 허구이며 건플라 붐만 있었다"는 말처럼 건플라를 떼어놓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그 건플라 붐을 선도하며 「건담 센추리」,「MSV」와 더불어 이른바 '건담계의 3종 신기'나 '바이블'로 불리었는데도 여태까지 유일하게 복간되지 않았던 책이 바로 당시 호비저팬의 건플라 작례를 모은 HTBG 시리즈.
올 여름 복간되어 마침내 3종 신기를 다 채울 수 있게 되었으니 어찌 아니 좋을쏘냐.

아는 분은 알겠지만, 이 HOW TO BUILD란 제목은 플라모델 모델링 역사를 다룰 때 빼놓을 수 없는 셰퍼드 페인의 명저「HOW TO BUIILD DIORAMAS」를 송두리채 따다 쓴 것이다. 아마도 당시 호비저팬은 셰퍼드 페인이 책 한권으로 전세계 플라모델계를 뒤흔들어 놓았듯 HTBG도 그러하길 바랐을 터.
그리고 그 바람은 고스란히, 아니 그 이상으로 이루어졌다.
이런 증언으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당시 HTBG는 "애들 장난감인줄만 알았던 건플라를 타미야 MM 시리즈를 훨씬 능가하는 퀄리티로 재단장"하여 로봇 아니메 선전 문구에 지나지 않던 '리얼로봇'을 입체물로 제시, 엄청난 충격과 함께 건담 & 건플라, 아니 일본 캐릭터 모형계의 향방을 영원히 바꿔버렸으니 말이다.
이 HTBG 시리즈로 말미암아 「프라모쿄시로」나 「MSV」가 나오며 건담이 일개 아니메 작품으로 그치지 않고 향후 30년 간 지속될 터를 닦아준 것은 유명한 이야기일 것이고, 일본 AFV 모형계가 건담과 건플라 덕분에 80년대 내내 '추운 겨울'을 지내야 했다는 것 또한 잘 안 알려진 뒷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건담 웨폰즈」스타일에 익숙하며 높아질대로 높아진 지금 시각으로 본다면 이 HTBG는 상당히 조악한 작례로 가득하니 30여 년 묵은 낡은 책일 뿐이다. 색플라에 손가락 풀 가동에 오만가지 화려한 옵션에 익숙해진 눈에, 러너 깍아 손가락 만들고 구프 채찍은 납땜실로 감아 만들라는 식인 이 책이 눈에 찰 리 없을테니 말이다. 더구나 윙건담과 MG 이후 건담과 건플라가 널리 퍼지게 된 한국에선.
하지만 고기동형, 육전형, 사막형 어쩌구 하는 온갖 MS 베리에이션과 건플라식 문법의 시초가 과연 무었이었는지 연원을 되짚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아니 그보다는 80년대 초중반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딱지나 해적판 로봇 백과에 박혀 있던 '무지무지 지저분하고 온 몸의 해치가 다 열린 건담이나 자쿠 모형 사진'을 기억하는 한국 중년 아저씨라면 한 번 쯤은 이 책을 보며 쓴웃음 지어도 좋으리라.

by ZAKURER™ | 2009/05/27 13:44 | ■ Gunpla & 模型 Info | 트랙백 | 핑백(1)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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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天照帝 at 2009/05/27 14:03
옥션질해서 구입해 놨더니만 복간이라뇨. 췟. -_-;
(<----- 이 무슨 심보)
Commented by ZAKURER™ at 2009/05/27 15:21
그래서 이쪽 계통엔 '영원한 절판은 없다'는 말도 있지요...
Commented by glasmoon at 2009/05/27 14:05
기다리면 다 다시 나오게 마련이군요. (일옥질이 귀찮았을 뿐이지만)
Commented by ZAKURER™ at 2009/05/27 15:22
이번 참에 같이 지르죠 ㅇ<-<
Commented by ZECK-LE at 2009/05/27 14:27
역시. 충격의 건플라의 역사책은 다시 나오는군요. 소비자가 원한다면~~~인가 봅니다.
Commented by ZAKURER™ at 2009/05/27 15:25
얼마나 원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어차피 인쇄비만 들이면 되고 제아무리 일본이라도 몇 만 부 이상 팔긴 힘들 책으로 보이는 최소 시장일테니), 이런 낡은 책도 나름대로 시장과 수요가 있는 일본 시장이 대단하달까요.
하긴 HOW TO BUILD DIORAMAS도 작년인가 재출간한 나라니까요.
Commented by 대마왕 at 2009/05/27 14:41
지금은 하등의 도움도 안되는 작례지만...
80년대 초에 이 책에 실린 여러 사진들이
딱지에(!!!) 프린트되서 판매되곤 해서
그걸 사서 스케치북에 곱게 붙여놓곤 했었지요..(떨어지면 곤란하니까)

그걸 겨우 옥션질해서 구입했더니 재판이라...뭐 깨끗한책으로
다시 보는거야 뭐 몇만원 안하니까 사버리면 그만이지만...

이 책의 가치가 뭔지도 모르고 환상에 빠져있던
어이없는 요즘것들은 그 책 펴보고 뭐 이따위 시시껄렁한 작례라는 둥
툴툴거리는 모양이 눈에 보여서 ㅎㅎㅎ
Commented by ZAKURER™ at 2009/05/27 15:26
그 딱지들 기억하시는군요 :-)
이제 와선 사료적 가치 외엔 없을테고, 역시 그 시절 추억이 없다면 보기 힘들 책일 겁니다.
Commented by 노타입 at 2009/05/27 15:10
원문 번역과 동시에 책과 작례들의 의미를 설명하는 코멘터리를 청부한 특별 한국판을 만들어 주세요. 그런 기획을 실행할수 있는 자쿠러님이 아무래도 총대를...
Commented by ZAKURER™ at 2009/05/27 15:26
절대 불가능한 기획이옵니다. OTL
Commented by 大望 at 2009/05/27 17:29
어릴적 원판의 존재도 모른채 해적판의 사진보며 우와~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지금의 기준으로는 책장을 펼치는 순간 띵할 것 같긴 합니다만, 사료 수집차원에서 주문해야겠네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형자체도 발전을 많이 했지만, 각종 부수자재, 재료도 엄청나게 발전한 것 같아요.
돈 질 좀 하면 어느정도 뽀대나 더러움을 만들어 낼수 있는 요즘같은 환경에 살아가는게 행복하다고 해야 될까요? ㅠ,ㅠ
Commented by ZAKURER™ at 2009/05/28 13:37
띵할 차원은 넘어서리라는 걸 절대 보증합니다 :-D
- 그만큼 요즘 모형질 환경이 복에 겨울 정도로 좋아졌달까요, 반대로 말하자면 다들 게을러진 셈이기도 하고요.
Commented by galant at 2009/05/27 20:10
레고와 달리 건담관련 콘텐츠는 재판에 너무 관대하군요.ㅜ_ㅜb
아직 20대지만 최신 웹 모델링 경향보다는 저런 구판작례가 더 좋습니다.
2권 표지에 있는 풀해치 오픈의 임팩트는 정말.....ㄷㄷㄷ
Commented by ZAKURER™ at 2009/05/28 13:42
저 2권 표지 작례는 수많은 일본 프로 모델러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였다고도 합니다.
원래는 건담 센추리에 실린 카와모리 쇼지 일러스트를 1/60 키트를 이용하여 재현한 건데, 그 자체도 충격이었거니와 일러스트와 작례가 각기 후대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쳤다고 하죠. HG 건담 설명서의 각도기 일러스트가 직계 후손격이고, PG 건담도 저 작례의 영향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제품이랄 수 있겠습니다. 내년에 보여주겠다는 1/60 건담 풀 해치 오픈 모드도 그렇고요.
(정작 저 작례는 일본 어디 모형점에서 먼지 뒤집어쓰고 있다나 뭐 그렇지만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9/05/27 20:21
그나마 곤담이나 되는 스테디셀러 관련물품이니 기다리다보면 재판도 나오는거죠.
속편이고 뭐고 전혀 없는 마이너작품 서적은 아무리 기다려도 (어흐흑)
Commented by ZAKURER™ at 2009/05/28 13:43
그러고 보니 건담 쪽이 복에 겨운 상황인 건 틀림 없어 보입니다.
(복간닷컴에 참여하심이......)
Commented by ▶◀박군 at 2009/05/28 11:56
음;...

어쩐지 쉐퍼드 쉐인의 하우 투 빌드 디오라마의 짝퉁으로 느껴지는것은

저뿐인걸까연;...
Commented by ZAKURER™ at 2009/05/28 13:50
짝퉁이라기보단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해야할까요.
셰퍼드 페인 씨의 책처럼 챕터별로 특정 주제를 잡고 그에 대한 이론과 적용을 적용해 모델링을 체계화했다기보단, 현재 건담 웨폰즈의 원류(각 MS별 잡지 기사 재편집 게재)에 가까우니까요.
그보다는 캐릭터 메카 모형 쪽에 스케일 모형-특히 AFV 장르의 각종 기법을 전파하고, 따라서 로봇+밀리터리즘이란 걸 입체로 처음 제시했다는 의의가 크다고 보입니다.

편집 방식은 크게 다르지만, 셰퍼드 페인처럼 건플라에 맞는 모델링 이론을 줄기차게 제창한 곳은 80년대 중후반의 모델그래픽스 쪽이랄 수 있겠죠. 그 결과물이 센티넬로 나왔고요.
Commented by at 2009/05/28 13:13
건담 센추리라던지, 센티넬이라던지, 하여간 우주세기 작품 시리즈가 제발 정식 한국어판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공식 설정집이나 이번 일년전쟁사 같은 형태로 말이죠. 각켄에서 해주겠죠? 우주세기 시리즈는 사료로써의 가치가 충분하니까...

그것 외에 굳이 바란다면....더블오 공식 설정집 좀 제발 나오길...ㅠ.ㅠ GN 드라이브 개발 스토리 같은 게 알고 싶단 말이다!!!

+ 건담 MS 대전집 09년이나 10년도 판은 언제 나오냐....06년 버전 이후로 발매가 안되네 그려..ㅠ.ㅠ
Commented by ZAKURER™ at 2009/05/28 13:53
문제라면,
- 명성이야 자자하지만 책들이 다들 오래되어 요즘 감각엔 안맞고
- 판권 문제가 숨은 복병이고
- 가장 큰 문제는 한국에 그만한 소비 시장이 있는지 불투명하단 점입니다.
결국은 돈이죠.

대전집이나 00 관련 서적들은 아마도 올해 후반부터 내년 사이에 좀 나오지 싶어요.
Commented by at 2009/05/28 15:41
하긴...일본과 달리 우리는 그런 잠재 시장이 명확하지가 않죠..;;;

각켄에서 재미본 이상 z, zz 등 우주세기 전쟁사를 계속 발간해주길 바라는 수밖에요...ㅠ.ㅠ
Commented by 두드리자 at 2009/05/28 23:51
일본 AFV모형계에 있어서는 저 책이 '원수'였군요.
Commented by dorachu at 2009/06/05 23:43
2권 표지 말인데요, 저렇게 전신을 리얼하게 꾸며놓고...

정작 왼손에는 동그란 구멍이 뽕~ 뚫려있는 모습에서....

격세지감과 정겨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
Commented at 2009/06/11 20:46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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