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5월 27일
HOW TO BUILD GUNDAM 1 & 2 복간

아마도 이번 시즈오카 호비쇼에서 가장 의미있을 건플라 관련 뉴스는 위 「HOW TO BUILD GUNDAM(이하 HTBG)」복간 소식이 아닐까 싶다.
80년대 초반 일본에 불어닥친 '건담 & 리얼로봇 붐'을 아니메 시야로만 본다면 반쪽짜리나 다름없듯이, 건담 붐 또한 "당시 건담 붐이란 허구이며 건플라 붐만 있었다"는 말처럼 건플라를 떼어놓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그 건플라 붐을 선도하며 「건담 센추리」,「MSV」와 더불어 이른바 '건담계의 3종 신기'나 '바이블'로 불리었는데도 여태까지 유일하게 복간되지 않았던 책이 바로 당시 호비저팬의 건플라 작례를 모은 HTBG 시리즈.
올 여름 복간되어 마침내 3종 신기를 다 채울 수 있게 되었으니 어찌 아니 좋을쏘냐.
아는 분은 알겠지만, 이 HOW TO BUILD란 제목은 플라모델 모델링 역사를 다룰 때 빼놓을 수 없는 셰퍼드 페인의 명저「HOW TO BUIILD DIORAMAS」를 송두리채 따다 쓴 것이다. 아마도 당시 호비저팬은 셰퍼드 페인이 책 한권으로 전세계 플라모델계를 뒤흔들어 놓았듯 HTBG도 그러하길 바랐을 터.
그리고 그 바람은 고스란히, 아니 그 이상으로 이루어졌다.
이런 증언으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당시 HTBG는 "애들 장난감인줄만 알았던 건플라를 타미야 MM 시리즈를 훨씬 능가하는 퀄리티로 재단장"하여 로봇 아니메 선전 문구에 지나지 않던 '리얼로봇'을 입체물로 제시, 엄청난 충격과 함께 건담 & 건플라, 아니 일본 캐릭터 모형계의 향방을 영원히 바꿔버렸으니 말이다.
이 HTBG 시리즈로 말미암아 「프라모쿄시로」나 「MSV」가 나오며 건담이 일개 아니메 작품으로 그치지 않고 향후 30년 간 지속될 터를 닦아준 것은 유명한 이야기일 것이고, 일본 AFV 모형계가 건담과 건플라 덕분에 80년대 내내 '추운 겨울'을 지내야 했다는 것 또한 잘 안 알려진 뒷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건담 웨폰즈」스타일에 익숙하며 높아질대로 높아진 지금 시각으로 본다면 이 HTBG는 상당히 조악한 작례로 가득하니 30여 년 묵은 낡은 책일 뿐이다. 색플라에 손가락 풀 가동에 오만가지 화려한 옵션에 익숙해진 눈에, 러너 깍아 손가락 만들고 구프 채찍은 납땜실로 감아 만들라는 식인 이 책이 눈에 찰 리 없을테니 말이다. 더구나 윙건담과 MG 이후 건담과 건플라가 널리 퍼지게 된 한국에선.
하지만 고기동형, 육전형, 사막형 어쩌구 하는 온갖 MS 베리에이션과 건플라식 문법의 시초가 과연 무었이었는지 연원을 되짚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아니 그보다는 80년대 초중반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딱지나 해적판 로봇 백과에 박혀 있던 '무지무지 지저분하고 온 몸의 해치가 다 열린 건담이나 자쿠 모형 사진'을 기억하는 한국 중년 아저씨라면 한 번 쯤은 이 책을 보며 쓴웃음 지어도 좋으리라.
# by ZAKURER™ | 2009/05/27 13:44 | ■ Gunpla & 模型 Info | 트랙백 | 핑백(1) | 덧글(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