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1/35 K1A1, 리뷰 & 분석 #1 : 기본 리뷰 ACADEMY 1/35 K1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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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데미 1/35 K1A1, 리뷰 & 분석 #2 : 재현성 검증 - 검증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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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데미 1/35 K1A1, 리뷰 & 분석 #4 : 재현성 검증 - 차체 & 마무리


  지난 2008년 7월 26일, 한국 내 AFV 플라모델 소비자와 모델러들이 오랜동안 "한국군 주력 탱크는 한국 플라모델 업체가!" 하며 바라오던 숙원은 아카데미사가 1/35 K1A1 탱크을 발매하며 마침내 이뤄졌다.
  사실 1/35 K1A1 탱크는 이미 지난 90년대 후반 '코레모형'의 레진 제품과 2000년대 초에 이를 카피한 중국 '트럼페터'의 플라모델로 이미 발매된 바 있다(이후 '레전드'에서도 레진 제품으로 발매하였다). 그러나, 첫 모형 제품과 첫 플라모델이라는 의미는 있지만, 이들 제품 모두 시제형(K1E1)을 바탕으로 한데다 그마저 부족한 자료 탓에 제대로 된 K1A1 재현에는 실패하였다. 더욱이 K1A1은 한국군의 기념비적인 첫 '국산' 탱크인데도 대중성 있는 플라모델은 중국제―게다가 수준 이하 품질―로 첫선을 보여 한국 모형계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고도 하)기에, 이른바 "세계적인 품질을 자랑"하며 한국제 플라모델을 대표한다는 아카데미가 자존심을 되살려주길 바라는 목소리도 그 동안 적지 않았다. 따라서 아카데미의 1/35 K1A1 탱크(이하 아카데미 K1A1) 발매는 그런 면에서 더욱 상징적인 의미를 지녔다 하겠다.
  또한, 아카데미는 정식 발매에 앞선 7월 21일에 에칭 디테일-업 파츠와 부록 책자를 포함한 3,000개 한정판을 이례적으로 선행 발매하고, 발매 반 년 전부터 국내 최대 모형 커뮤니티 MMZ를 통해 지속적으로, 그리고 발매 직전에는 몇몇 미디어를 통해 사전 홍보를 벌이며 지난 몇 년 동안 보인 침체에서 벗어나려는 듯한 움직임으로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론, 발매를 전후하여 제품의 재현성 미비 및 오류 시비로 국내 모형계에 논란을 일으키기도 하였고, 한정판 일부가 몇 달이 지나도록 시중에서 소진되지 않은 채로 남아, 내수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한국군 현용 AFV 플라모델의 신제품 발매 가능성 여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발매한지 약 아홉 달이 지나 당시 열기는 가셨지만 한 때 관심과 주목을 받았으며 논란과 우려를 낳기도 한 아카데미 K1A1은 어떠한 플라모델인지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단, 소비자 시각에서 살펴볼 것이므로 모델러 시각과 일부 다를 수 있음을 미리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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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아트(김세랑 씨 그림)
  제품 발매를 전후하여 김세랑 씨의 '독특한' 그림 스타일을 둘러싸고 여러 모형 관련 커뮤니티에서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이제는 잊혀진 과거사가 되었다. 그러나 플라모델 박스 아트의 중요 역할인 구매욕 자극이나 정보성이란 점에서는, 이 박스 아트는 비판받을 구석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
  제품의 실제 내용이나 평가와 크게 관련 없는 박스 아트만으로도 논란이 일 만큼 발매 당시 아카데미 K1A1에 대한 관심이 컸다는 간접 증거로 여겨도 될 것이다.


■ 제품 구성 ■
  *가격: 권장가 22,000원(실 판매가는 약 18,000원선)
  *내용물: 부품 290개(러너 5벌, 연질 궤도x2, 폴리캡x18, 나일론 끈x1, 투명 비닐판x1 포함),
               습식 데칼, 흑백 설명서
  이밖의 기본 정보는 아카데미사의 공식 제품 소개를 참고하면 되겠다.
※ 한정판(권장가 25,000원)은 다음과 같다.
일반판과 다른 박스 아트.
한정판 상당수가 박스 아트나 디자인을 완전히 차별화하는 것과 달리, 포 발사 화염과 박스 모서리에 한정판 문구를 추가하는 정도로 비교적 소극적인 디자인을 채택하였다.
(왼쪽) 멀티매니아 호비스트가 제작한 36페이지짜리 K1A1 해설 책자. 풀 컬러 인쇄이며 비교적 밀도 높은 내용이다(컬러 위장색 가이드는 이 책자에만 들어 있음).
(오른쪽) KA-MODELS가 제작한 에칭 디테일 파츠. 간략한 구성이지만 엔진 그릴/헤드라이트 가드/볼트 등을 디테일-업할 수 있다(에칭 조립 설명서는 볼트 부품 번호가 잘못 적혔으니 주의할 것).

  플라모델의 에칭 부록이나 한정판 판매 수법은 상당히 일반화한 추세이므로, 이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아카데미 K1A1 한정판 자체로 딱히 신선함이나 만족감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카데미에서 내수용 제품에 한정판을 적용하고 선행 발매까지 시도하며 모델러 및 마니아 층을 의식했다는 사실 자체는 나름 평가해야 할 부분이다.


■ 제품 내용 ■
● 포장 및 부품 보호
  약 40cm x 26cm x 7cm로 중대형급인 박스를 열면 아래 사진처럼 내용물이 들어 있다.
  지극히 평범한 포장 및 수납 방식이다. 부품 및 러너의 기본적인 구성은 MMZ의 K1A1 스페샬 리뷰 글을 참조하면 되겠다.
  단, 별 문제는 없지만 지나치게 큰 A, D 러너에 맞춘 박스에 여유 공간이 많아서인지, 세심한 포장이나 밀도 높은 내용물이라는 느낌은 안 드는 편이다.
포장보다 실질적인 부분인데, 파손 우려가 있는 일부 부품은 위 사진처럼 러너에 보호대를 설치하여 파손을 방지하고 있다.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차체는 아무 고정 없이 박스에 수납되는데, 때문에 차체 뒤끝의 스커트 연결 힌지(왼쪽 사진)가 유통 과정에서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이 부분 역시 보호대가 있긴 하지만 사진에서 보다시피 제 역할을 전혀 못 하고 있다(실제로 일부 유통품은 해당 보호대 뿐 아니라 힌지도 이미 휘어 있음을 직접 확인했다).
기본적으론 잘 해놓고 마무리가 야무지지 못하다 해야겠다.
● 사출색
  제품 사출색은 사막색보다 꽤 진한 황토색이며, 색상 탓이겠지만 얇은 부분에선 투명감조차 느껴진다.
  그러나 아카데미가 특정한 이유로 AFV 플라모델 사출색을 한 가지로 통일한 것이 아니라면, AFV 플라모델에서 가장 전통적인 이미지색인 국방색이나 모델러가 선호한다는 중성 회색 계통을 놔두고 하필이면 한국 육군 이미지와 가장 동떨어진 계열색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절대다수가 조립으로 끝마칠 소비자를 고려하는 센스는 부족하다 하겠다.
개발 당시 국방색 계열 시사출물은 로템에서 생산되는 실차의 위장 전 국방색 기본 도장을 연상케 한다.
※ 2009년 현재, 아카데미는 AFV 플라모델 제품 기본 사출색을 황토색으로 정한 듯하다.

● 성형 상태
  사출물은 방전 가공 금형 특유의 거칠고 두루뭉실한 표면 처리가 군데군데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아카데미 명성에 어울리는 품질"이라는 말을 할 만큼은 깔끔한 편이고 수지 자체는 꽤 고급으로 가공성이나 접착성은 뛰어나다(대신 재질이 무른 편이라 일부 부품의 강도 부족이 우려되기는 한다).
  따라서 위 한 문장만으로 설명을 끝내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부분적으로 그렇진 못하다.
* 왼쪽 사진에서 보다시피 슬라이드 금형으로 뽑은 위아래 차체는 모두 뒤틀려 있다. 이러한 뒤틀림은 슬라이드 금형을 사용한 어느 제품이건 있기 마련이라 허용 수준 이내라면 별 문제는 아니다. 흔치는 않지만 불량 수준으로 심하게 뒤틀려 조립에 문제 있는 경우도 간혹 있는 듯.
(차체 상판이 심하게 뒤틀려 교환한 제품임을 밝힌다)
* 대표적으로 눈에 띄는 결점인 헤드라이트의 함몰 부분. 양쪽 모두 이러하며 모든 제품이 다 동일한 상태이므로 이는 금형 설계 잘못으로 보인다. 모델러에게야 별 문제가 아니지만, 그럴 능력이 없는 대다수 소비자는 그냥 감내해야 한다.
* 전륜은 표면 상태가 제각각이다. 보유한 제품 모두 같은 상황으로 보아 금형 자체에 문제가 있다. 이 부분은 사이드 스커트 그림자나 차체 밑면에 감춰지지만 아무래도 신경쓰이는 사람은 부품 A/S를 신청하던지 중복 구매하여 사출 상태가 깔끔한 것들로만 짝을 맞춰야 할 것이다. 아카데미의 금형ㆍQC(품질 관리) 능력에 의심이 들게끔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 디테일이나 크기가 상당히 정확하고 촉감도 좋은 트랙(궤도)이지만, 사진처럼 특정 패드 부분만 매우 거칠게 되어 있다. 안 보이는 곳으로 감추면 되고 딱히 문제는 없지만 감성적인 부분에서 만족도는 떨어진다.
대개 세세한데다 조립하면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들이지만 마무리의 소홀함이 있는 한 소비자의 전폭적인 신뢰는 얻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크게 의미는 없지만 나름 재미있는 비교를 잠깐.
  정확히 20년 전에 아카데미에서 발매했던 M-1과 K1A1의 공통된 디테일 몰드를 일부 비교해 봤다.
  CAD와 발달한 금형 가공에 힘입어 K1A1이 모든 면에서 월등해야 하지만, 사진으로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시피 방전 가공이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거친 표면이나, 일부 뭉그러진 모서리 및 디테일 몰드의 입체감처럼 감각적인 부분에선 20년 전 수작업으로 설계한 제품보다도 못한 점이 분명 있다.
  물론, 이는 방전 가공 금형이 일반화된 현재 아카데미 뿐 아니라 플라모델 제조사 상당수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 조립 설명서
  설명서는 일반적인 흑백 12페이지짜리로, A4 사이즈에 정교하고 큼지막한 CAD 그림으로 조립 과정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대체로는 보기 편하다.
  다만, 소비자 편의성이란 부분에서 몇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 설명서는 물론 박스 어디에도 실차 설명이 없다. 첫페이지의 무의미한 흑백 사진(박스 옆면에 컬러로 있다) 자리에 K1A1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라도 들어갔더라면 좋았을 뻔 했다.
* 색칠 가이드에 색상 및 도료 설명 하나 없이(왼쪽 사진) 감사 문구만 적혔다. 아카데미 K1A1 개발 뒷사정이 험난했음은 짐작이 가지만 색칠 가이드에 있어야 할 내용으로 보이진 않는다. 해당 자리에 있어야 할 '도료표'는 엉뚱하게도 맨 뒷장 '부품도' 밑구석에 박혀 있다. 대신 일본, 유럽, 미국을 대표하는 모형용 도료를 함께 적은 점은 칭찬해야 할 부분이다.
* 색칠 가이드에서 한 가지 더 지적하자면, 데칼 지정도 없다는 점이다(군사 보안 위반을 두려워한 때문일까).
* 욕심을 하나 적자면, 조립 설명 중간 중간에 주요 부품 명칭을 같이 적어주면 뭔지도 모를 부품을 번호만 보고 조립할 때보다는 제품에 대한 흥미 유지나 이해 향상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어느 사이엔가 스케일 플라모델 설명서에선 이러한 '작은 친절'이 사라졌다(타미야를 비롯한 여러 일본 업체는 아직도 '작은 친절'을 잊지 않고 있다).

● 조립성
  아카데미의 플라모델은 '대체로 잘 들어맞고 조립하기 쉬움'으로 꽤 인정받는 편이다. 아카데미 K1A1 역시 기본적으로는 여기서 벗어나지 않지만 적을 곳이 몇 군데 있다.
* 아카데미 K1A1 조립 과정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을 부분은 아무래도 포탑 공구 박스와 바스켓일 것이다. 실차의 특징을 살리고자 바스켓을 조각조각 내놔 조립하기 까다로운 편인데 사진처럼 가이드 홈을 파서 조립 편의를 꾀하였다. 설명서와 달리 뒤쪽 바스켓만 미리 따로 만들어 포탑에 붙이는 방식도 나름 요령이라면 요령이겠다. 오히려 포탑을 둘러싸는 공구 박스의 정확한 위치잡기가 더 까다로운 편이므로 조립 시 충분히 가조립하며 위치를 맞춰야 한다.
* 반면, 차체 상판와 함께 통짜로 사출한 사이드 스커트는 과잉이랄 정도로 지나치게 친절하지만, 우려하던 상판-사이드 스커트 사이의 디테일이나 볼륨도 대체로 살아 있는데다 조립이 편해진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줘야 할 부분이다. 다만 난이도 조절이란 관점에선 슬라이드 금형을 사이드 스커트보다는 일부나마 포탑 바스켓에 적용하는 게 더 타당하지 않았을까 한다.
* 서스펜션 암은 이 키트를 조립할 때 가장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고정용 홈이 워낙 얕고 헐렁한데다 애초 모터 주행형도 고려했다기엔 강도도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1/35 탱크 처음 만드는 반다이(더욱이 같은 원리)만도 못하다고 하겠다.
* 포탑-차체 결합 부분은 그대로는 안 들어 맞는다. 슬라이드 금형 사출한 차체 상판의 뒤틀림과 수축률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인듯 한데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옆 사진처럼 돌기 윗부분을 사다리꼴로 다듬으면 간단히 해결된다.
* 투명 필름판을 잘라 붙이도록 되어 있는 각종 투명 창(사진에서 푸른 부분)은, 작업 방식 자체보다는 설명서의 가이드에 대고 잘라봐야 부품에 딱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이 더 문제이다. 결국은 부품에 맞대가며 일일이 맞춰야 하는 고전적인 수고를 요구한다.
* 설계 문제인데, 포구는 이처럼 틈이 생긴다. 따로 적당한 곳이 없어 여기에 포함시킨다.
* 고색창연하게도 열로 지져서 붙여야 하는 연질 고무 트랙은 간편함과 어렸을 적 '조립식 장난감' 기분을 다시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선 추천한다.
  그 밖에는 대체로 무난하게 조립할 수 있다.

■ 조립품 & 디테일■
● 완성 모습
  이미 많은 리뷰에서 봐 익숙하지만 리뷰엔 빠뜨릴 수 없는 전체 모습.
  별 어색함 없이 K1A1의 느낌을 무난하게 잘 살린 듯 하다. 물론 트럼페터(& 꼬레)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품질 및 재현도를 보여준다.

● 포탑
* 탱크의 상징인 주포 및 만텔.
  쌀알만한 동적 포구 감지기는 상당한 디테일을 보여 구매자의 기분을 좋게 해준다. 반면, 포신이나 만텔 접속부는 느낌만 살린 수준이라 그리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 그리고 막혀 있는 포구 또한 감성적인 면에서 마이너스. 어쨌건 대포는 구멍이 뚫려 있어야 한다.
  포구 감지기 부품을 드래건 것과 비교.
  아카데미 것이 결코 나쁘진 않지만, 일반 사출(아카데미)과 슬라이드 금형 사출(드래건)이라는 태생에서 비롯하는 재현성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몰드의 선명함에선 드래건 것에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다.
  현재 시장 트렌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품이라 하겠다.

* 주포를 들어올릴 때 휑하니 뚫려 보이는 만텔 안은 아무래도 점수를 줄 수 없는 부분이다.
* 연막탄 배선 파이프는 별도 부품으로 처리하여 디테일과 볼륨을 살렸지만, 정작 연막탄 발사기는 구멍이 메워져 입체감이 죽어버렸다. 두 부품의 차이가 대조적이다.
* 미끄럼 방지판, 용접선, 볼트 등 양각 몰드 수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부분. 재현도는 무난한 편인데, 용접선만은 2~3중 처리된 실물과 달리 '용접선이라는 추상 기호'를 넣은 수준이다. 차체 쪽도 같은 느낌.
* 공구 상자 및 바스켓의 디테일. 상자 뚜껑 개폐 레버를 별개 부품으로 처리하여 입체감을 살리고 잘 보이지도 않는 뚜껑 힌지나 바스켓 고정부의 몰드도 성실히 잘 살렸다. 다만 공구 박스 접착 위치가 두리뭉실하므로 바스켓과 어긋나지 않도록 잘 맞추기는 쉽지 않다.
* 실물의 복잡한 구성을 잘 재현한 뒤쪽 공구 상자 및 바스켓. 아래쪽도 보강용 리브를 비롯하여 디테일을 잘 살린 편이지만 뻥 뚫린 박스 바닥은 옥의 티다.
* 만텔 벌지 부분에서 생략된 도하 키트(방수포) 고정용 볼트는, 포탑 내 정체 불명 돌기물(이 돌기물은 메르카바 Mk.IV나 1/72 M977에도 있는 걸로 봐선 K1A1 전용 이스터에그는 아닌 듯하다)을 써서 오버 스케일이지만 비슷하게 꾸밀 수는 있다.

● 차체
* 아주 샤프한 느낌은 아니지만 K1A1에 있어야 할 디테일은 다 있다.
  사이드 스커트 및 바퀴 모두 K1A1의 특징을 잘 살린 부분이다.
* K1A1 특유의 앞펜더도 느낌이 잘 살아 있다(사이드 미러 지지대는 강도를 고려하여 황동선으로 교체). 디테일을 살리려 분할한 흙받이나 반사판은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 일부 볼륨감이 약한 편이지만 슬라이드 금형과 일부 힌지 부품 별도화를 통해 디테일을 잘 구현한 사이드 스커트 연결부. 역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 차체 뒷면은 특징은 잘 살렸지만 지나치게 간략화하여 상대적으로 디테일 생략이 심한 부분이다. 부러지기 쉬운 힌지는 디테일 재현을 겸해 이런 식으로 보강해주면 일거양득이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 아닌데 저토록 얇고 취약하게 사출했는지 모르겠다.
* 차체 디테일의 하이라이트라 해야 할 엔진 그릴 및 엔진실 상판. 별다른 디테일업이 필요 없을 만큼 좋은 느낌이다.
* 유선 모터라이즈판을 고려한 차체 하부. 순수 디스플레이 전용이 아니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형상이나 치수에 별다른 왜곡도 없으므로 딱히 불만스럽지도 않은 부분이다. 그러나 모터라이즈판 발매는 취소되었다고 하니 의미없는 설계가 되었다.
* 차체 밑면. 용접선 등 일부 디테일은 생략되었지만 실차 특징을 비교적 잘 살렸다.
트랙은 확실히 지나치게 긴데, 일반 구매자라면 괜히 모델러용 팁 따라 궤도 잘라내서 수습 못하느니 이처럼 휴지 몇 장으로 탄력 조절하는 손쉬운 방법이 있음을 알린다. 어차피 차체 상판 덮으면 보이지도 않으며, 굴리고 놀 것도 아니잖은가.

● 장비품
* 빈말로도 결코 좋다고는 못할 차재 기관총들.
  아마도 제품에서 가장 불만 많을 부분 중 하나일 것이다. 여러 메이커의 별매품이라는 대안은 있으나, 별매품을 쓰지 않아도 될만큼 평균 이상 품질을 보장하려 하는 현재 트렌드와 꽤 동떨어진 부분이다.
* 나름 귀여운 실수. 설명서대로 부착하면 보이지도 않을 삽날 뒷면은 세심하게 몰드를 넣었는데 정작 보이는 부분은 평평하다. 아마도 앞뒤를 착각했으리라.
* 제리캔은 평범한 품질이지만 K1 계열 탱크의 필수 장비품이므로 이를 빠뜨리지 않은 것은 고마운 일이다.
* 나일론제 견인 케이블은 업계 평균 품질이지만 가닥가닥 풀어지려는 성질이 강해 조립성이 좋다고는 할 수 없다(나일론 끈은 검게 물들이고 순접 및 목공 본드를 먹여 풀어짐을 막았다).
● 피겨
  김세랑 씨가 원형을 담당한 전차병들.
  부록 수준이기에 고품질로 할 수는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냉정하게 말해 볼륨감 이외에는 평균 이하 품질이다. 1/35 인젝션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베레모를 쓴 현용 한국군 전차병을 입체화하였다는 데 의미를 두어야겠다.
(오른쪽 아래는 반다이 1/35 M61A5 탱크에 포함된 전차병. 1/35 스케일엔 일천하다시피 한 반다이보다도 한 수 아래인 부분이 적지 않다)


■ 정리 ■
  여태까지 아카데미 K1A1을 살펴보았다.
  몇몇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가격 대비 품질은 상당한 편이고, 조립성도 꽤 신경을 써서 대다수 소비자가 별 불만 없이 조립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느낌이며, 이는 다수가 동의할 터이다. 무엇보다도 상당히 제대로 된 K1A1 모형을 마침내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반갑다.

  그러나 아카데미 K1A1은 혼란스러운 제품이기도 하다.
  단적인 예로 위에서 보듯 아카데미 K1A1은 애초 모터라이즈판도 의도하였는데(취소되었다고 한다), 지난 20여 년간 모터라이즈판 탱크 플라모델을 만들어 온 업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만큼 강도나 고정 방식이 취약한 서스펜션 설계 탓에 모터 주행용이건 고정용이건 양 쪽 모두 만족시킬 수 없다. 그 밖에도 평균 수준 이상과 이하 부품이 혼재하는 등 제품 설계 의도나 타깃 수요층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달리 보자면 제품 개발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음을 암시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 이에 비해, 이후 발매된 메르카바 Mk.IV 역시 설계 단계부터 모터 주행형을 기획하였음은 확실하지만, 서스펜션 강도는 물론이고 적어도 현재 발매된 디스플레이형 제품은 에칭 파츠와 연결식 트랙 등 부품 구성에서 모델러-헤비 유저 계층을 노리고 있다는 콘셉트나 의도는 확실히 느껴진다
  조립 편의성이란 점에서 철저히 개인적인 소감을 하나 적는다면
"아카데미 K1A1은 스냅-타이트 방식으로 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실제로 아카데미 K1A1은 바스켓만 통짜 부품으로 해준다면 나머지는 별 무리 없이 스탭-타이트화해도 될만한 부품 구성이다. 거의 같은 시기에 반다이는 1/35 UCHG 61식 5형 탱크를 통해 그렇게 해도 된다는 것을 증명하였고 말이다.
  비록 1회성 쇼에 그칠지라도 아카데미 K1A1이 진정으로 '조립식 탱크 장난감'에 친숙함을 느끼는 소비자나 "우리 아이 두뇌 발전소"라는 캐치 프레이즈처럼 아이들까지 아우르는 대중성을 노린―특히 내수 전용― 상품이라면 건플라 덕분에 플라모델 소비자의 반수 이상이 익숙한 스냅-타이트 방식도 소비자 접근성이란 면에서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모형계'에선 이단이나 파격으로 받아들일 모험이더라도 말이다.
파인몰드는 제작년 모델그래픽스 부록 1/72 제로센 21형으로 부분적이긴 하지만 스케일 플라모델의 건플라화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하였다.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지만, 어쨌건 아카데미 K1A1은
"구매자 대다수에게 별다른 불만 없이 꽤 만족스러울 1/35 탱크 플라모델"
이라는 말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 부록 1: 버그 수정
  2008년 연말 이후 재판품은 아래처럼 수정되었다.
* 차체 안쪽 바닥 면이 매끄럽게 다듬어졌다.
  딱히 지적받은 부분도 아니고 설계자나 금형 담당자의 자기 만족에 가깝지만 구매자의 감성적인 만족도는 상승하는 부분이다.
* 헤드라이트의 함몰이 수정되었다.
  상당히 거슬리던 부분인 만큼 구매자로선 당연히 환영해야 할 문제 해결이다.
* 포탑과 차체 결합이 매끄럽도록 수정되었다.
  이 또한 조립성 향상에 기여한다.
* 그러나 포신 접합부의 틈은 그대로.
  오류로 인정받지 못한 듯하다...
  일부 문제 해결에 지나지 않고 별 거 아닐 수도 있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나중에라도 고치는 모습은 구매자로 하여금 메이커에 대한 호감과 신뢰을 갖게 하므로 앞으로도 이처럼 전향적인 자세가 지속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초판(& 한정판) 구매자들은 결과적으로 유료 베타판 테스터가 된 셈이다.

■ 부록 2: K1의 발매 가능성
  왼쪽 그림은 아카데미 K1A1 설명서의 러너 및 부품 배치도. 붉게 마스킹한 부분은, K1과 차별화된 K1A1의 특징적인 부분을 가리킨다.
※ K1은 생산 로트나 창 정비 시기에 따라 몇가지 다른 점이 있으며 이를 전/후기형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K1A1과 비교하면 마스킹한 부분처럼 주포/포탑 윗면/KCPS(전차장용 조준경)/공구 상자/바스켓/차체 윗면/사이드 스커트가 뚜렷히 다르다.
  그런데 아카데미 K1A1의 부품 배치를 보면, 해당 부분을 A, B 러너에 몰아 넣긴 했지만, 러너나 부품별로 따로 분류하지 않고 골고루 뒤섞어 놓아 제품 설계시 K1이나 계열 베리에이션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지는 않은 듯하다.
  단, MMZ의 아카데미 K1A1 개발 리포트 2탄 사진에서 보이듯 금형 제작이나 관리 편의성 때문에 금형을 블록(코마) 단위로 분할 구성했으므로, 블록을 갈아 끼우거나 금형 절반 가까이 새로 만들어서라도 K1 계열 제품화가 아예 불가능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물론 어디까지나 수요=시장성이 있을 때 이야기이지만 말이다.




  여태까지 아카데미 K1A1을 살펴보았는데, '조립식'이라는 점에 중점을 둔 내용이었다.
  플라모델, 곧 "플라스틱제 조립식 정밀 축척 모형"의 또다른 평가 기준인 '정밀 축척(=실물 재현)'이란 관점에서 아카데미 K1A1는 과연 어떠한지 살펴보도록 하자.




덧글

  • 노타입 2009/05/15 04:53 #

    히야... 철저한 제품 리뷰가 직접 만들어보는것 보다 더 재밌는데요.(그만큼 이제는 조립행위에 게을러진 늙은이가 된건가..) 이젠 사라진 모형지를 읽는 느낌도 오고. 잘 봤습니다.
  • 大望 2009/05/15 12:01 #

    애정이 없다면 이정도로 까기도 힘들겠죠.^^
    횽이 동생을 사랑해서 때리는거 아니겠습니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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