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와 모델러2000 Chit-Chat


주말에 방 정리를 하다 발굴(...)한 것들 가운데 일부.
이후 짬짬이 읽으면서 '그 때 그 시절'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94년 군 시절부터 97년까지 참 열심히도 사모으곤 했는데, 새카맣게 잊은데다 당시와 다른 시각에서 보게 되니 되새기는 재미도 나름 솔솔하군요.

읽으면서 새삼 느끼게 되는 몇몇 가지.
- 고작 12년이지만 문장 투가 미묘하게 요즘과 다릅니다. 12년 뒤엔 또 어떻게 바뀌어갈 지...
- 드러나다/들어나다는 이미 저 당시부터 혼동...
- 요즘 모형계에서 흔히 쓰는 '도색'이란 단어 자체를 찾기가 힘듭니다. 저 당시엔 '색칠'이었죠. 저 모형지들이 유달리 한국어를 사랑했을 리는 없을 테고, 아마도 2000년을 전후해서 인터넷으로 일본 모형계 정보를 직수입하게 되면서 '도색'이 '색칠'을 밀어낸 게 아닐까 싶은데... 추측이 맞다면 웹 번역 & 정보 유포자들은 정말 X잡고 반성해야겠죠.
- 그 때야 한국어 모형지가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참 좋아들 했지만 당시 기준으로도 확실히 조악했던 인쇄와 편집입니다. 열악한 제작 조건을 생각하면 쉽사리 흠잡을 수만은 없는 태생적 한계이지만 그래도 그 10여 년 전 모델구라하고 비교해도 퀄리티가 참...T.T

그런데 사진 속의 두 호는 지금 다시 봐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내용들이 실려 있었죠.
아실 분들은 그 앞뒤 사정 다 아시겠고...
 하여간 저 때를 정점으로 두 모형지는 서로 루비콘 강을 확실히 건넜지 싶어요.
어쨌거나 저한테는 여러모로 모델러2000=한국판 모델구라, 취미가=한국판 취미왜국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그 때나 지금이나 모델러2000 쪽에 더 마음이 가기에, 보다 빨리 단명한 모델러2000이 훨씬 더 아쉽기도 합니다.
앙숙이건 웬수건 둘 다 살아남아 길이길이 대결을 펼쳤으면 좋았겠지만 그러기엔 한국 모형계는 이래저래 너무 작은 시장이기도 했으려니 하지만요.

하여간 청소 덕분에 간만에 12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했습니다 :-)


* 도서 밸리로 보낼까 아주 잠깐 고민하고 과감히 토이 밸리로 투하.
 이런 주제는 소속이 참으로 불분명하단 말이죠 :-)

덧글

  • 이오타만세 2008/10/21 00:18 #

    아앗....... 추억의 취미가....
    그 사정이란게 편집장끼리 칼럼으로 싸우던거였나요?... 기억이 아리송...
  • ZAKURER™ 2008/10/21 00:26 #

    정확히 기억하시네요. 하세가와 1/47 P-47D 고증 오류 싸움이었죠.
    발단이 된 일본 필진까지 동원한 전면적인 감정전이었고...요즘같으면 그야말로 게시판에서 육두문자가 난무했을 겁니다^^
  • スナヲ 2008/10/21 00:33 #

    취미가...그리운 이름이네요 ;ㅂ;
  • ZAKURER™ 2008/10/21 12:49 #

    예전 거라 그리운 거죠 ^^;
  • 웃는남자 2008/10/21 01:11 #

    태생적으로 싸움이 날 수 밖에 없었을 것을....
    거기에 먼가 계기가 있어주니 불이 붙을 수 밖에요.
    모델러2000자체가 취미가에서 학을 띠고 나가신 분들이 만든잡지라...
  • ZAKURER™ 2008/10/21 12:52 #

    태생적 원한 관계 하니까 .....옆나라 호비저팬-모델구라, 호비저팬-전격호비의 창간 사태하고도 양상이 너무나 비슷하기에 보는 입장에선 더욱 재미(?)있긴 합니다.
  • 디제 2008/10/21 01:18 #

    오, 침대 시트가 ZAKURER™님과 어울리지 않게 샤방합니다...

    양산형 자쿠의 색상으로 된 야전 침대를 기대한 제가 잘못이군요... ㅠ.ㅠ
  • ZAKURER™ 2008/10/21 12:54 #

    기대를 깨뜨려서 참으로 죄송하옵니다만....
    전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인 일반인(잠자면서 군바리 꿈 꾸긴 죽기보다 싫어함)이란 말이죠 OTL

    차에다 지온 마크 크게 붙이는 건 아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만 ^^
  • 뚱띠이 2008/10/21 16:23 #

    자꾸러님...아방님2호?
  • Flux한아 2008/10/21 03:16 #

    ㅋㅋㅋ 저희집에도 지금 취미가가 두권인가 있을겁니다.ㅋㅋㅋ
  • ZAKURER™ 2008/10/21 12:55 #

    전 적어도 20권 넘으니 제가 이겼습니다 :-P
  • Hassi 2008/10/21 08:56 #

    저 때는 속사정을 잘 모를때라서 이 사람들이 왜 이러나 했었죠.
  • ZAKURER™ 2008/10/21 12:57 #

    취미가 있던 사람들이 뭉탱이로 빠져 어느날 새 잡지 만들어 사이 나쁜 것까지야 당시 독자 입장에서도 바로 알아차릴 순 있었는데... "왜 갈라섰나"는 아무래도 알기 힘들었죠.
    사실 지금도 잘은 모르지만요.
  • 소련의부활 2008/10/21 08:57 #

    저도 취미가, 모델러2000, 네오 말고도 별 이상한 잡지까지 60권 정도 소장하고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큰일 볼때 들고가면 최고라능,,, 90년대 말에는 취미가, 모델러2000 말고도 각종 모형잡지가 시장에 들어왔었는데 지금은 하나도 안남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 ZAKURER™ 2008/10/21 12:58 #

    아무리 잘 봐줘도 살아 남을만한 퀄리티는 아니었잖아요. ^^;
  • 니미쉘 2008/10/21 12:28 # 삭제

    제가 저때 뼈가 부러져서 경찰병원에 누워있으면서 할 게 없어서 저 책들하고 앞뒤 호를 정말 각막에 폰트 새겨질 때까지 읽었는데... 읽으면서 참 피곤하게들 사는구나 그렇게 생각했었죠.
    그러던 제가 지금은 -_-
  • ZAKURER™ 2008/10/21 12:59 #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하지만 힘 내주시고요 :-)
  • 니미쉘 2008/10/21 12:31 # 삭제

    디제 / 양산형 자쿠 색깔 침대 껍질이면.. 그냥 군용 모포잖습니까..
  • 엑스탈 2008/10/21 12:31 #

    국내 모처에서 새로운 모형잡지를 발행한다는 소식을 하나
    입수하긴했는데...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는 안 났으니, 일단
    이를 지켜봐야 할것같군요.
  • ZAKURER™ 2008/10/21 13:02 #

    그 루머도 뜸들이는 게 길지 말입니다... 너무 뜸들이면 밥맛 떨어지는 데 말이죠 -_-;;
    새 모형지 창간 루머는 정기적으로 항간에 나도는 쉰떡밥 느낌도 있기야 하지만, 어쨌건 나와주면 좋겟습니다.
  • index 2008/10/21 13:06 #

    집에 저게 꽤많이 있던데.. 아버지[경악중]
  • ZAKURER™ 2008/10/22 10:11 #

    설마 아버님께서?!!
  • meercat 2008/10/21 15:13 #

    전 취미가 하면 무혼밖에 기억나는게 없네요.
  • ZAKURER™ 2008/10/22 10:13 #

    제 경우엔 무혼보다는 탱크 이미지가 강하군요. 처음 시작부터 탱크 디오라마였고 전체적으로 AFV 작례가 많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취미가도 그랬지만 국내 모형지들 경우엔 SF/캐릭터 장르를 정말 홀대했죠...
  • 나르사스 2008/10/21 16:10 #

    김세랑씨의 디 오 스크래치 빌드덕에 모형에 발을 들여놓았었죠...
  • ZAKURER™ 2008/10/22 10:15 #

    이런 저런 말이 많았어도 역시 수많은 어린 모델러를 키워냈다는 점 하나만은 취미가의 공로가 틀림없어 보입니다.
  • zeck-li 2008/10/21 16:21 # 삭제

    시간이 지나면 언어의 의미도 바뀐다는 교과서의 글이 사실이었군요.
  • ZAKURER™ 2008/10/22 10:15 #

    적어도 그 문구만은 사실같습니다 :-)
  • 히읗 2008/10/21 18:53 #

    읽다가 도색이라는 단어에 익숙한 자신을 생각하며 뜨끔한...
    앞으로 색칠이라는 단어만 써야겠습니다? orz
  • ZAKURER™ 2008/10/22 10:18 #

    저도 거기서 벗어날 순 없지만...
    도색/도장이 어울리는 경우도 있기야 할테니 무리하게 '색칠'만 고집할 필요까진 없겠지만, 그래도 한국어스러운 단어가 좀 더 바람직할 듯도 합니다.
  • harpoon 2008/10/22 00:40 #

    취미가(나중에 네오) 모델러2000이 사라지고 한참이 지나서 하던일 다 때려 치우고 모형잡지 만들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대 모모님이 해주신말이 생각납니다. "잡지 만들면 라면먹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얼마나 책을 볼까요 궁금합니다.(그때 당시에 생각한 잡지의 이름이 생각납니다. WaW입니다. WHEEL and WING ㅋㅋ)
  • ZAKURER™ 2008/10/22 10:20 #

    책 보는 양은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겁니다. 대다수가 학습서같은 거라 문제죠.
    - WaW면 게임 잡지 이름으로 착각할 듯도 합니다 :-D
  • rondobell 2008/10/22 01:52 #

    근데 일본 잡지를 보면 '도색'이란 단어보다는 '도장'이란 단어를 더 많이 쓰지 않는지요?
    일본잡지에서는 항상 '도장'이란 단어만 보아와서...^^;
  • ZAKURER™ 2008/10/22 10:42 #

    예리하시군요.
    일본 모형계에선 확실히 도장을 압도적으로 더 많이 쓰죠.^^
    일어사전엔 도색이란 말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요(하지만 실제론 쓰는 속어).
    뉘앙스를 따지자면 도장은 색칠 작업 전반(裝을 강조), 도색은 그에 쓰이는 색으로 한정(色을 강조)하는 듯 하긴 있긴 합니다만.

    때문에 저도 확신은 못하지만, 만약 한국 모형계에서 쓰는 '도색/도장'이 (기존에도 있기야 했지만) 특히 인터넷 활성화 이후 일본 웹 모형계에서 넘어왔다면, 모형계건 기존 미술-산업계건 도장->도색이 되는 언어 습관이나 메카니즘같은 것도 나름 흥미로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국내 웹 사전에선 도색=색칠, 도장=칠 작업(건설계 용어)으로 구분하고 있긴 하더군요.
  • tranGster 2008/10/22 17:02 #

    퀄리티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있어줬으면 하는게 사실 제 바람이죠^^ 그래도 하나의 '계'를 소개하고, 그것에 대해 흥미를 일으키고, 교육도 어느정도 담당하고, 동호인들을 소개하는 오피셜한 성격을 띌 수 있는데가 그래도 잡지인데....

    음 그러고보니 모형 잡지의 힘이 약해진 데에는 뉴타입도 한몫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모형잡지가 사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칼럼도 있고, 정보도 있어서 그 메리트도 있던 것인데 말이지요. 또,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아마추어의 작품들이 소개될 수 있는 공론장이 옮겨진것도 모형지의 힘이 빠지게 된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 ZAKURER™ 2008/10/23 14:01 #

    뉴타입 경우엔 모형지나 영화지에 기생하던 아니메 팬을 격리수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어차피 그야말로 모형+오타쿠 장르 모음집같던 국내 모형지들도 점차 모형 전문으로 집중하기 시작했고요.

    모형지가 약해진 건... 제가 볼 땐 역시 정보의 질입니다.
    제가 모형지를 안 사게 된 것도 인터넷 활성화와 맞물리는데, 제 경우엔 모형지에선 속보나 특종보다는 모형지에서만 가능할 심층 정보(예를 들면 개발진 인터뷰 등)을 바랐죠. 그런데 국내 모형지에선 그걸 찾을 수 없었고 서양 쪽 포럼이나 일본 모형지에서 충족할 수 밖에 없더랍니다. -_-;
  • 니트 2008/10/22 17:26 #

    모델에 취미 가진지 얼마 안되나서 그런지 처음 보는 잡지로군요..^^
  • ZAKURER™ 2008/10/23 14:01 #

    어이쿠, 벌써 세월이 그리 지나버렸습니다.
  • 두드리자 2008/10/22 22:13 # 삭제

    양쪽 모두 지금은 볼 수 없는 잡지군요. 하긴 모형관련 기사는 이제 잡지 한 권이 아니라, 한 토막 수준이 되어 버렸으니..... 잡지만 따지면 모형계는 그때보다 더 위축된 것 같군요.
  • ZAKURER™ 2008/10/23 14:02 #

    시장 볼륨은 당시 몇 배로 커졌다는데 말이죠.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 노타입 2008/10/23 16:04 #

    퀄리티의 문제가 있고 이러저런 잡음이 있었어도 추억의 한구석이라 아쉬움이 더 크네요. 저도 몇권 갖고 있었는데 미국오면서 다 버렸던게 아깝기도 하구요.

    아, 당시 용산근처에 취미가에서 운영하는 모형점도 있었습니다. 거기 가면 잡지에서 보던 각종 작례도 실물로 볼수 있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도 저는 모형촬영과 포토샵에 관심이 있었던지라 취미가에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알아볼까 고민하기도 했었는데... ^^;
  • ZAKURER™ 2008/10/24 13:13 #

    결국은 꿈을 이루셨군요. 게다가 더 큰 물에서 :-)

    용산에 있던 모형점하면 신용산역 근처 새로나 과학이 생각나는데... 그 쪽 간 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아직도 있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세이시스 2008/10/24 09:48 # 삭제

    94군번이시면 제 10년 선배이시군요... OTL
    종종 들러서 좋은 구경 많이 하고 갑니다^^
  • ZAKURER™ 2008/10/24 13:14 #

    정확히는 93군번이죠.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D
  • sinis 2008/10/24 10:51 #

    저도 한번 산 책은 절대 팔거나 버리지 않는 주의인데....
    어머니가 '정리의 이름하에' 전부 싹 버리신 경우가 많았어요....ㅠㅠ

    그때 버려진 책들을 지금은 중고서점을 이용해서 다시 사모으고 있다니....

    가장 아쉬운 것은 아끼던 게임북들을 전부 버리신것....

    특히 타임머신 시리즈가 사라진 것은 정말 뼈아픈 일입니다.

    그거 다시 구하려고 노력많이 하는데, 이젠 없나봐요....
  • ZAKURER™ 2008/10/24 13:16 #

    전 군대 갔던 사이에 모형지, 각종 잡지, 만화책 합쳐서 한 1500여 권이 없어졌더군요.
    거의 분서갱유 사태였는데...T.T
    사실 지금 직접 보면 별 거 아니겠지만 일종의 추억같은 거라 가끔 생각날 때마다 아쉽더라고요.
  • rondobell 2008/10/27 00:49 #

    ZAKURER™ 님// 새로나과학 아직도 있습니다.^^
    다만 들어가서 좀 보려고 하면 상당히 눈치를 줘서 들어가긴 좀 뭣하긴 합니다.(-_-)
  • ZAKURER™ 2008/11/19 13:20 #

    우와, 아직도 있었군요.
    한국 모형사의 흑역사인데 말이죠^^
  • 유정근 2008/11/19 02:48 # 삭제

    필진들이 도색-도장이라고 적어오면 90%는 색칠이라고 교정되었습니다.
    문맥상 무조건 색칠이라고 바꾸기 애매한 경우도 있더군요
    이외에도 굳이 필요하지 않은 일본식 한자어중에 한글로 꾸준히 교정되는 단어들이 꽤 있었습니다.
    머리가 굳어서 뭐뭐 였는지는 기억이 안나요.....아..'발연탄발사기-연막탄발사기' 라던가......
  • ZAKURER™ 2008/11/19 13:22 #

    아아, 역시 그 때부터 이미 도장/도색이 깊이 침투해있었군요.
    교정 보시느라 고생 많으셨겠습니다.

    해당 분야의 미디어가 중심점에 서서 그런 용어를 바로 잡아줘야 하는데, 현재는 유저 각자의 양식에 맞겨야 하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 k55rider 2008/12/23 00:03 # 삭제

    자쿠러님 글을 보고 집에 있는 녀석들을 다시 훑어보니 AFV가 젤 비중이 크군요.

    저때 아카제 티이거 발매기사보고 눈 뒤집혔던 기억이 생생~
  • ZAKURER™ 2008/12/23 10:21 #

    - 그 때나 지금이나 모형계에선 AFV 쪽 영향력이 제일 센 듯 합니다.
    - 아카데미 티거는 당시 정말 화제거리였죠 :-)
  • 11 2010/09/30 16:24 # 삭제

    전 취미가 대충 80권 좀 넘게 소장중이라능...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