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시야마(반다이 호비사업부 기획개발팀 리더/건담2.0 개발 담당) 씨,
한소리 좀 할께요.
PG 건담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후져 보이고 레트로틱한
MG 건담 Ver.2.0의 의미를
전혀 알 수 없는데 말이죠......
마스터그레이드(이하 MG)로 RX-78 건담을 제품화하는 건 6번째지만, 제가 개발을 담당한 건 Ver.1.5(00년 6월 발매) 뿐이었기에 이번이 저한텐 두 번째 MG 건담 리메이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이야기로, 1/60 퍼펙트그레이드(이하 PG) 건담(98년 11월 발매) 이후 제품화된 MG 건담 4종류는 그 어느 것도 PG 준거랄까, PG 건담의 겉모습을 베이스로 설계되었던 겁니다. 그 점은 PG 건담 개발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물론 자랑스런 부분이긴 하지만, 시각을 바꾸면 "PG 건담 등장 이후 건담상(像)이 PG의 주박에 얽매여 버렸다" 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카드사업부가 그려내는 일러스트에서 건담이 PG 준거라거나, PS2 게임 <기동전사 건담 1년전쟁>에 등장한 건담도 PG를 베이스로 3D CG 워크화되었거나 말이죠. 그래서 이들 작품에 등장한 그 PG 준거 게임 캐릭터와 연동하여 MG Ver.OYW 0079(05년 3월 발매)가 개발되고, 후지큐 하이랜드 어트랙션용으로 제작된 1/1 건담도 PG 준거 스타일... 해서 세간의 수많은 건담상을 PG가 싹쓸이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때문에 선라이즈는 "때론 건플라라는 상품은 그 자체가 '실물'이 되어버릴 때가 있네요" 하고 말하기도 했죠. "만약 실물 건담이 실재했다면 분명 PG와 같은 스타일이고 디테일도 같겠지" 하는 그런 느낌이라, 필름으로 그려지는 건담조차도 건플라 영향을 적지않이 받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거나 PG 건담상이 싹쓸이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PG 개발을 했던 사람으로선 좀 그렇지만 "이거 꽤 좋지 않은 상황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해는 이거다!" 하고 정해버리고 한가지 모습으로 굳어져버리면 안 된다. 일단은 이처럼 굳어가는 상황을 뒤엎고 더 자유도가 있는 폭을 만들어놓는 쪽이 좋겠다, 하고요.
그런 것도 ---- 예전에 열대어에 푹 빠졌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세계에서 예를 들면 "좀 더 파란 물고기를 만들고 싶은 경우엔 파란 물고기끼리 접붙여라" 하는 식으로 인브리드(inbreed)해서 특성을 높이곤 하지만, 그래도 인브리드를 거듭하면 결국은 생물로서는 끝장나고 말죠. 해서 그걸 해결하는 방법이 거기다 원종을 풀어놓아 원종의 강한 피를 재주입해서 약해진 부분을 강화시켜주는 겁니다.
이번 MG 건담 Ver.2.0(이하 건담2.0)을 제품화하는데 있어, 10여 년 동안 줄곧 해온 PG 준거 노선에서 벗어나 일부러 TV 아니메 제1화를 상기시키는 듯한 스타일을 고른 건, 결국엔 그 열대어 인브리드 이야기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PG 건담의 상승진화를 부정하자는 건 아니지만 그거 하나로만 굳어져버리면 장기적으로 봤을 땐 반드시 파탄을 불러 일으킬테고 그건 아주 무시무시하죠. 해서 아주 다른 새로운 방법론은 제시하고 싶다, 같은 걸 되풀이하다 아주 굳어져버리기 전에 해보자 그런 겁니다.
●
물론, 그런 이유만 갖고 건담2.0을 이런 스타일로 제품화하자고 정한 건 아닙니다.
이전에 제품화된 MG 건담 5종은 제품화된 타이밍 나름의 가치관으로 각각 트라이얼이 있었고 그 결과 제각기 겉모습이 미묘하게 달라졌죠.
단, "왜 저마다 겉모습이 다른가?" 하는 질문을 받았을 때, 만약 그 중 어느 하나를 정해 취급하면 그 이외엔 부정해로 정의해버리게 되고, 더우기 안이하게 "어느 의미로는 모두 다 정해"라고 해버리면 "그럼, 그 MG 건담들은 저마다 다른 페럴렐 월드에 존재하는 건담 모습이냐?" 하는 말이 되어버립니다. 해서 거기까지 생각한 게 "잔뜩 존재하는 건담 모습 제각각을 단일 연결선 위에 배치해도 이상하지 않을 새로운 구조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하게 된 겁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 건담이란 건 U.C.0079년 3월에 투입되어 12월 종전까지 싸웠죠. 그 4개월 동안에 마틸다가 이런저런 보급을 해줬고, 자부로의 독에도 들어갔고, 우주로 돌아와선 마그넷 코팅도 받았고 한데, "그런 개량 진화 흐름 속에서 스타일도 점점 바뀌어 간 거 아냐?" 하고 정의를 내리면 이전까진 패럴렐적으로 볼 수 밖에 없었던 여러 건담 모습을 건담2.0이라는 플랫폼으로 단일축화할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겁니다. 베이스가 될 생각법은 MG 자쿠 ver.2.0의 '기체 개발 계보까지 생각한 궁극의 실물감'과 마찬가지이지만 그걸 보다 건플라에 특화시킨 느낌이랄까요.
즉, 건담2.0은 이제 스타트이고 앞으로 점점 진화해 갑니다. "최종화인 아 바오아 쿠 결전 때도 이렇게 후진 디테일 그대로냐?" 하고 물었을 때 "아뇨,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이걸 기점으로 진화해 가서 최종 결전 땐 기능도 디테일도 늘려 Ver.OYW(페담)같은 모습이 됩니다." 하고 답해줄 수 있는 그런 걸 제시하고 싶었기 때문에 처음에 발매하는 건 아무래도 TV 아니메 제1화풍 스타일로 하게 된 거다, 그런 거죠.
해서, "난 아무래도 PG 준거 건담상 이외엔 받아들일 수 없다" 하는 사람도 가까운 장래에 건담2.0 베이스인 신제품으로 '그걸' 손에 쥘 수 있는 날이 다가올 겁니다. 처음에 말했듯이 PG 건담의 상승진화를 부정하자는 게 아니니까 말이죠. 부정은 커녕 "역대 MG 건담상은 올 OK!" 하고 전긍정하기 위한, 그 각각의 존재에 이론적 정합성을 지니게 해서 단일축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 건담2.0이니까요.
거꾸로 말하자면, 그렇게 해서 점점 모습을 바꾸며 진화해 가기 위한 '싹'이, 이 후져 보이는 디테일의 건담2.0 안에는 실은 잔뜩 들어 있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건담2.0에 대해 곧잘 듣게 되는 "이건 아니메판입니까?" 또는 "야스히코 작화판이네요?!" 하는 질문에 대해선 "아뇨아뇨아뇨아뇨,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닌데 말입니다(땀)" 하고 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단, 적지않이 골치아픈 문제도 안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흘깃 훓어 보기만 하는 사람이 이 후져 보이는 건담을 봐도 이놈이 지니고 있는 진정한 모습은 전혀 전해지질 않죠. PG 준거 건담상은 외관에 "분명 여기는 이렇게 움직이고 이 해치가 열리거나 하겠군." 하는 게 겉모양에 짜넣어져 있는데 반해 이놈은 "외관에 기능이 보이질 않는다"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기능이 모두 안쪽에 담겨버렸으니 외관으로는 그야말로 플레인한 정보 밖에 얻을 수 없다는 거죠.
즉, '싹'이 제아무리 잔득 담겨 있다고 해도 일단은 이 후져 보이는 건담2.0을 손에 쥐고 실제로 조립해서 만져보지 않는 한은 안에 담긴 '싹'의 의미를 알아차릴 수 없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하는.... 처음부터 G아머와 세트 상품화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제시하면 조금은 알기 쉬웠겠지만, 이런저런 제약 때문에 그건 각하되었기에 이놈이 끝내준다는 구체적인 제시를 현시점에선 일절 할 수 없습니다. "어쨌건 일단은 잘 움직인다" 정도의 뻔한 수준이 이놈의 진실은 아니란 말이죠.
해서, 건담2.0이라는 신기축을 장기간에 걸쳐 진득하니 즐겨주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여러분이 건플라 라이프를 보다 유의미하고 농밀한 것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일단은 속았다고 생각하시더라도 아무쪼록 부디 이 후져 보이는 건담2.0 단계에서 일단 하루빨리 맛봐 주셨으면 합니다.
까놓고 말해 PG 스타일 건담상 지지자 입장에서 보자면 이 꾸진 모습의 건담을 웰컴 상태로 받아들이긴 힘들다는 건 잘 알고 있는데요. 왜냐면 "PG의 그 스타일이야말로 끝내주게 멋진 건담 모습이다!" 하고 생각해서 그걸 개발한 게 다름아닌 저 자신 아니겠습니까(쓴웃음).
그걸 알아차렸다면 역시 이 후진 모습 단계에서 부디 조립해보십사 하는 거죠. 여러분께 "반다이에 속았다!"는 말 듣지 않도록 막대한 싹을 잔뜩 집어 넣어 (제품에 대해) 자신은 넘칠만큼 있으니까요.
● 이거 두 배 되는 분량으로 취미왜국에서도 똑같은 썰 풀고 계신 키시야마 씨...
● 키시야마 인터뷰 요약:
- 직접 개발한 내가 봐도 이번 건담2.0은 조냉 올드틱에다 구려보인다. PG 건담 만쉐 -,.-
- 해서 조냉 올드틱+꾸진 이번 2.0은 (TV판 1화 재현을 빙자한) 안티 각도기 아찌들 전용.
- 근데 건담2.0 프레임 우려먹기 놈들은 점점 PG틱하게 바뀔 거거든? (개발자 직접 보장ㅋㅋ)
- 그러니까 그 변천 과정까지 즐기고 싶으면 꾸져 보여도 일단 닥치고 질러주3.
● 날림 번역 후 감상:
- 이번 건담2.0 겉모습에 대한 반응이 영 꽝인 듯.
- 해서 힘주어 앞으론 PG화/페담화 한다고 강변하는 건 좋은데...
- 그럼 다수는 PG/페담화된 놈만 기다릴텐데? 이래서야 반 년에 20만 개 팔겠수? 키시야마 씨.
(아, 키시야마 씬 개발자이지 마케터 아니구나... -_-;)
● 결론?
: 이번 2.0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겠다고 3마리 이상 지른 사람은....애도를 표합니다 :-D
MG 건담 Ver.2.0으로 만든 G3 채색 샘플 두 가지를 보여주는 키시야마 씨.
(from 호비저팬 08년 9월호)
<덧>
이번달 모형지들 MG 건담 2.0 특집은,
@ 취미왜국: 우린 색놀이 작례만 잔뜩 했어요.
@ 전격뽐뿌: 작례 수준은 뻔한데... 코션 마킹 스티커 주니까 우리 거 사라.
@ 모델구라: 조냉 구린 2.0 KIN, 기존 MG 찬양하고 2.0은 대충 만들어서 30 page 땜빵. -,.-
작례 수준은 다 고만고만하고 별 특이점 없으니 객관적으론 부록 주는 전격뽐뿌가 WIN?
한소리 좀 할께요.
PG 건담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 후져 보이고 레트로틱한
MG 건담 Ver.2.0의 의미를
전혀 알 수 없는데 말이죠......
키시야마 모토후미 인터뷰/편집 : 아사노 마사히코
마스터그레이드(이하 MG)로 RX-78 건담을 제품화하는 건 6번째지만, 제가 개발을 담당한 건 Ver.1.5(00년 6월 발매) 뿐이었기에 이번이 저한텐 두 번째 MG 건담 리메이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이야기로, 1/60 퍼펙트그레이드(이하 PG) 건담(98년 11월 발매) 이후 제품화된 MG 건담 4종류는 그 어느 것도 PG 준거랄까, PG 건담의 겉모습을 베이스로 설계되었던 겁니다. 그 점은 PG 건담 개발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물론 자랑스런 부분이긴 하지만, 시각을 바꾸면 "PG 건담 등장 이후 건담상(像)이 PG의 주박에 얽매여 버렸다" 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카드사업부가 그려내는 일러스트에서 건담이 PG 준거라거나, PS2 게임 <기동전사 건담 1년전쟁>에 등장한 건담도 PG를 베이스로 3D CG 워크화되었거나 말이죠. 그래서 이들 작품에 등장한 그 PG 준거 게임 캐릭터와 연동하여 MG Ver.OYW 0079(05년 3월 발매)가 개발되고, 후지큐 하이랜드 어트랙션용으로 제작된 1/1 건담도 PG 준거 스타일... 해서 세간의 수많은 건담상을 PG가 싹쓸이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때문에 선라이즈는 "때론 건플라라는 상품은 그 자체가 '실물'이 되어버릴 때가 있네요" 하고 말하기도 했죠. "만약 실물 건담이 실재했다면 분명 PG와 같은 스타일이고 디테일도 같겠지" 하는 그런 느낌이라, 필름으로 그려지는 건담조차도 건플라 영향을 적지않이 받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거나 PG 건담상이 싹쓸이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PG 개발을 했던 사람으로선 좀 그렇지만 "이거 꽤 좋지 않은 상황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해는 이거다!" 하고 정해버리고 한가지 모습으로 굳어져버리면 안 된다. 일단은 이처럼 굳어가는 상황을 뒤엎고 더 자유도가 있는 폭을 만들어놓는 쪽이 좋겠다, 하고요.
그런 것도 ---- 예전에 열대어에 푹 빠졌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세계에서 예를 들면 "좀 더 파란 물고기를 만들고 싶은 경우엔 파란 물고기끼리 접붙여라" 하는 식으로 인브리드(inbreed)해서 특성을 높이곤 하지만, 그래도 인브리드를 거듭하면 결국은 생물로서는 끝장나고 말죠. 해서 그걸 해결하는 방법이 거기다 원종을 풀어놓아 원종의 강한 피를 재주입해서 약해진 부분을 강화시켜주는 겁니다.
이번 MG 건담 Ver.2.0(이하 건담2.0)을 제품화하는데 있어, 10여 년 동안 줄곧 해온 PG 준거 노선에서 벗어나 일부러 TV 아니메 제1화를 상기시키는 듯한 스타일을 고른 건, 결국엔 그 열대어 인브리드 이야기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PG 건담의 상승진화를 부정하자는 건 아니지만 그거 하나로만 굳어져버리면 장기적으로 봤을 땐 반드시 파탄을 불러 일으킬테고 그건 아주 무시무시하죠. 해서 아주 다른 새로운 방법론은 제시하고 싶다, 같은 걸 되풀이하다 아주 굳어져버리기 전에 해보자 그런 겁니다.
●
물론, 그런 이유만 갖고 건담2.0을 이런 스타일로 제품화하자고 정한 건 아닙니다.
이전에 제품화된 MG 건담 5종은 제품화된 타이밍 나름의 가치관으로 각각 트라이얼이 있었고 그 결과 제각기 겉모습이 미묘하게 달라졌죠.
단, "왜 저마다 겉모습이 다른가?" 하는 질문을 받았을 때, 만약 그 중 어느 하나를 정해 취급하면 그 이외엔 부정해로 정의해버리게 되고, 더우기 안이하게 "어느 의미로는 모두 다 정해"라고 해버리면 "그럼, 그 MG 건담들은 저마다 다른 페럴렐 월드에 존재하는 건담 모습이냐?" 하는 말이 되어버립니다. 해서 거기까지 생각한 게 "잔뜩 존재하는 건담 모습 제각각을 단일 연결선 위에 배치해도 이상하지 않을 새로운 구조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하게 된 겁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 건담이란 건 U.C.0079년 3월에 투입되어 12월 종전까지 싸웠죠. 그 4개월 동안에 마틸다가 이런저런 보급을 해줬고, 자부로의 독에도 들어갔고, 우주로 돌아와선 마그넷 코팅도 받았고 한데, "그런 개량 진화 흐름 속에서 스타일도 점점 바뀌어 간 거 아냐?" 하고 정의를 내리면 이전까진 패럴렐적으로 볼 수 밖에 없었던 여러 건담 모습을 건담2.0이라는 플랫폼으로 단일축화할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겁니다. 베이스가 될 생각법은 MG 자쿠 ver.2.0의 '기체 개발 계보까지 생각한 궁극의 실물감'과 마찬가지이지만 그걸 보다 건플라에 특화시킨 느낌이랄까요.
즉, 건담2.0은 이제 스타트이고 앞으로 점점 진화해 갑니다. "최종화인 아 바오아 쿠 결전 때도 이렇게 후진 디테일 그대로냐?" 하고 물었을 때 "아뇨,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이걸 기점으로 진화해 가서 최종 결전 땐 기능도 디테일도 늘려 Ver.OYW(페담)같은 모습이 됩니다." 하고 답해줄 수 있는 그런 걸 제시하고 싶었기 때문에 처음에 발매하는 건 아무래도 TV 아니메 제1화풍 스타일로 하게 된 거다, 그런 거죠.
해서, "난 아무래도 PG 준거 건담상 이외엔 받아들일 수 없다" 하는 사람도 가까운 장래에 건담2.0 베이스인 신제품으로 '그걸' 손에 쥘 수 있는 날이 다가올 겁니다. 처음에 말했듯이 PG 건담의 상승진화를 부정하자는 게 아니니까 말이죠. 부정은 커녕 "역대 MG 건담상은 올 OK!" 하고 전긍정하기 위한, 그 각각의 존재에 이론적 정합성을 지니게 해서 단일축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 건담2.0이니까요.
거꾸로 말하자면, 그렇게 해서 점점 모습을 바꾸며 진화해 가기 위한 '싹'이, 이 후져 보이는 디테일의 건담2.0 안에는 실은 잔뜩 들어 있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건담2.0에 대해 곧잘 듣게 되는 "이건 아니메판입니까?" 또는 "야스히코 작화판이네요?!" 하는 질문에 대해선 "아뇨아뇨아뇨아뇨,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닌데 말입니다(땀)" 하고 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단, 적지않이 골치아픈 문제도 안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흘깃 훓어 보기만 하는 사람이 이 후져 보이는 건담을 봐도 이놈이 지니고 있는 진정한 모습은 전혀 전해지질 않죠. PG 준거 건담상은 외관에 "분명 여기는 이렇게 움직이고 이 해치가 열리거나 하겠군." 하는 게 겉모양에 짜넣어져 있는데 반해 이놈은 "외관에 기능이 보이질 않는다"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기능이 모두 안쪽에 담겨버렸으니 외관으로는 그야말로 플레인한 정보 밖에 얻을 수 없다는 거죠.
즉, '싹'이 제아무리 잔득 담겨 있다고 해도 일단은 이 후져 보이는 건담2.0을 손에 쥐고 실제로 조립해서 만져보지 않는 한은 안에 담긴 '싹'의 의미를 알아차릴 수 없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하는.... 처음부터 G아머와 세트 상품화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제시하면 조금은 알기 쉬웠겠지만, 이런저런 제약 때문에 그건 각하되었기에 이놈이 끝내준다는 구체적인 제시를 현시점에선 일절 할 수 없습니다. "어쨌건 일단은 잘 움직인다" 정도의 뻔한 수준이 이놈의 진실은 아니란 말이죠.
해서, 건담2.0이라는 신기축을 장기간에 걸쳐 진득하니 즐겨주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여러분이 건플라 라이프를 보다 유의미하고 농밀한 것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일단은 속았다고 생각하시더라도 아무쪼록 부디 이 후져 보이는 건담2.0 단계에서 일단 하루빨리 맛봐 주셨으면 합니다.
까놓고 말해 PG 스타일 건담상 지지자 입장에서 보자면 이 꾸진 모습의 건담을 웰컴 상태로 받아들이긴 힘들다는 건 잘 알고 있는데요. 왜냐면 "PG의 그 스타일이야말로 끝내주게 멋진 건담 모습이다!" 하고 생각해서 그걸 개발한 게 다름아닌 저 자신 아니겠습니까(쓴웃음).
그걸 알아차렸다면 역시 이 후진 모습 단계에서 부디 조립해보십사 하는 거죠. 여러분께 "반다이에 속았다!"는 말 듣지 않도록 막대한 싹을 잔뜩 집어 넣어 (제품에 대해) 자신은 넘칠만큼 있으니까요.
-끝-
- 모델구라 08년 09월호에서 -
=================================================================================● 이거 두 배 되는 분량으로 취미왜국에서도 똑같은 썰 풀고 계신 키시야마 씨...
● 키시야마 인터뷰 요약:
- 직접 개발한 내가 봐도 이번 건담2.0은 조냉 올드틱에다 구려보인다. PG 건담 만쉐 -,.-
- 해서 조냉 올드틱+꾸진 이번 2.0은 (TV판 1화 재현을 빙자한) 안티 각도기 아찌들 전용.
- 근데 건담2.0 프레임 우려먹기 놈들은 점점 PG틱하게 바뀔 거거든? (개발자 직접 보장ㅋㅋ)
- 그러니까 그 변천 과정까지 즐기고 싶으면 꾸져 보여도 일단 닥치고 질러주3.
● 날림 번역 후 감상:
- 이번 건담2.0 겉모습에 대한 반응이 영 꽝인 듯.
- 해서 힘주어 앞으론 PG화/페담화 한다고 강변하는 건 좋은데...
- 그럼 다수는 PG/페담화된 놈만 기다릴텐데? 이래서야 반 년에 20만 개 팔겠수? 키시야마 씨.
(아, 키시야마 씬 개발자이지 마케터 아니구나... -_-;)
● 결론?
: 이번 2.0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겠다고 3마리 이상 지른 사람은....애도를 표합니다 :-D

(from 호비저팬 08년 9월호)
<덧>
이번달 모형지들 MG 건담 2.0 특집은,
@ 취미왜국: 우린 색놀이 작례만 잔뜩 했어요.
@ 전격뽐뿌: 작례 수준은 뻔한데... 코션 마킹 스티커 주니까 우리 거 사라.
@ 모델구라: 조냉 구린 2.0 KIN, 기존 MG 찬양하고 2.0은 대충 만들어서 30 page 땜빵. -,.-
작례 수준은 다 고만고만하고 별 특이점 없으니 객관적으론 부록 주는 전격뽐뿌가 WIN?
덧글
- 이미 떵떵거리고 선포해 놨으니 G아머와 GM2.0은 안 내놓으면 큰일나죠 :-)
(쟈브로하고 MC 사이에 솔로몬 해전판이 나올 가능성도 있고)
...PG로 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각도기버전까지 정사편입할 기세라 무섭습니다. 만들면서 보니까 충분히 가능한 구조거든요. 흉곽이 눈에 띄게 작아진 것도 그렇고.
G아머=오데사판이 아닐까 싶고, 나머지도 별별 구실을 붙이지 싶어요. 자부로나 MC판은 풀아머 등과 컨버터블로 처리하는 수도 있겠고 말이죠. 아니면 MC판=G3로 한다던지...
(별 의미 없어 보이는 팔꿈치/무릎/발목 금형 스위치가 바로 MC판 대비용 아닐까 싶죠)
가슴 사이즈는 전에 듣기로는 G아머나 풀아머 덮개를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하던데, 이리저리 들어맞게 해놓은 듯 합니다.
자쿠만큼만.. (퍽~!)
일단은 G3부터 좀 제대로 된 사출색으로..ㅡ,.ㅡ
잘하면 GM2.0도 전기형(자부로판), 후기형(루나II판) 최소 두 버전으로 낼 듯 해요.
디자인적인 방법론의 차이를 설정으로 우겨넣는다고 말이 되나..-_-
제대로된 센티넬 퍼스트까지 나와준다면야 더할 나위가 없지요~
그런데 하는 이야기 보면 아무래도 넣으려 한다는 느낌이란 말이죠...
돈 받고 캐릭터스킨 팔아먹는데 우리라고 못할소냐.
or
정식동인질 해먹고 싶어요.
둘 다 나와도 둘 다 사줄 자신 있는 1人...
일단 아는 분 선물용으로 이미 사서 받았고,
지는 그냥 옛날처럼 닥치고 땅크나 만들렵니다...^^
어차피 애니메이션의 건담은 PG건담과는 너무나 생김새가 다르고, 아무리 '전쟁이 진행되면서 점차 PG형태가 되어갔다'고 외쳐봐야 안 그렇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인데 말입니다.
겉으론 단일선상으로 취합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아니메식/중도파/각도기식 취향을 다 공략하고, 여러 개 있는 사람은 레고처럼 부품별로 조합해서 자기만의 스타일도 가능케 만드는 그런 속셈이라 봐야할 듯 합니다.
인터뷰 제목을 비롯하여 특집 기사에 들인 정성 자체가 지난 Z건담 2.0이나 자쿠2.0 때에 비하면 티날 정도로 실속없는 내용이므로, 적어도 모델구라 쪽에서 이번 건담2.0(TV판 1화 사양)에 좀 시큰둥하게 본다는 건 어느 정도는 사실일 듯 합니다. 무지막지하게 정성들인 작례를 실으면 지금 평가는 바꿔야겠지만요. :-)
미끼 부대 아니었나요 ?
그런 부대에게 외장이 대폭 바뀌는 화려한 지원을 해줄리가…
(거짓말 아니고 이번 2.0 설명에 그리 써 있습니다^^ 실제로 여러 설정에서 WB 뿐 아니라 MS 개발은 물론이고 V작전 자체가 레빌 장군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관여했고 직접 관리했기 때문에 가능했단 게 정설이죠.)
(사적인 판단으론 PG는 이미 사실상 폐지된 시리즈로 봅니다. 이미지 때문에 종료 발표 안 하고 있달까요.)
아무래도 키시야마 씨 인터뷰에서도 나와있듯이, 겉모습만 봐서는 이 제품이 얼마나 굉장한지 알아보기 힘들다는 약점이 크긴 한 모양입니다. 그렇게 유저들의 눈을 PG풍 어레인지에 고정시켜 놓은 죄도 키시야마 씨의 죄겠죠. ^^;
개인적으로 이번 잡지 3종 중에서는 모델구라가 가장 마음에 들긴 합니다. 다른데 작례야 뻔한 작례들인데에 비해 오히려 완전 스트레이트빌딩을 고집한 면도 단순히 열정이 부족해서만은 아닌것 같네요. 오히려 키트의 장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가 아닐까도 생각됩니다. 제작에 필요한 포인트도 잘 짚어줬고...
그런데 아무리 날림번역이라고 하시지만 "つるんとした"를 "후진" 으로 번역하신건 좀 무리가 있지 않았나 하네요. "밋밋한" 정도가 적절하지 싶습니다만...뭐 날림이라시니;
- 저도 키트 소개라는 점에선 이번 특집에선 모델구라 게 가장 마음에 들긴 하는데... 기존 MG 소개에 너무 많은 페이지를 투입한 건 좀 오버라고 봐요. 그걸 대폭 줄이고 자쿠 때처럼 모델구라적인 필이 딱 나는 적당 개수작(지난 Ver.Ka 건담 특집처럼 난리 부르스는 바라지도 않고...)도 두어 페이지라도 실어줬으면 하는 게 솔직한 기대였거든요.
- 민숭/밋밋/맨질 등등으로 하면 느낌이 딱 안 와서 루X웹의 적나라한 표현을 참고해서 날림답게 의도적으로 오역했습니다.^^; 그런데 つるんとした 표현이 드러내듯 특히 페담과 비교해서 디테일에 대한 이야기가 꽤 되는 걸 보면 디테일 몰드에 의외로들 신경쓰나 봅니다. 페담이나 겔구그2.0 처럼 스케일 티 좀 낸다고 몰드 넣어도 불평이고 이번 건담2.0처럼 몰드 빼면 뺐다고 말 나오니 반다이도 뭔 고생인가 싶어요. :-)
- 역시 전 GM2.0 내주면 그 뒤에나 건담을...^^;
투박한 것일수록 육중한 느낌은 잘 살아들어오기 마련이지요.
- 이번 2.0도 육중한 느낌은 그다지 없어 보입니다(특히 상반신). :-)
인터뷰에서 언급한대로, 앞으로 어떤 베리에이션(외형 라인 변화를 포함해서)을 낼지 두고봐야겠고요.
근데 정작 2.0에 대한 불만은 디자인이나 컨셉보다도 키트 자체가 약하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와서 불만입니다.자쿠 2.0도 필터링 한번 먹였다가 곳곳이 금이 가는 비극을 겪었는데, 건담도 그렇게 되는건 아닌가 하여. 모형에 필터링 한번 안하면 모형 한 것 같지가 않은 저로써는 구매하기가 참... 의욕이 떨어 진달까요.
- 반다이 플라스틱 재질이 좀 약한 편이긴 한데, 스냅식 액션 피겨란 점 때문에 상당수 사람들이 '어쨌건 섬세한 플라모델'이란 점을 무시하고 레고처럼 힘으로 막 끼워 맞추는 경향도 무시 못하죠. 특히나 이번 제품은 얇고 섬세한 부분이 많은만큼 일반적인 플라모델과 마찬가지로 완전 조립 전 가조나 부품 결합 구조나 방식을 검토해 가며 차근차근 만들어야 낭패보지 않을듯 합니다.
- 제품마다 다르겠지만 제 경우엔 시너로 목욕시켜도 잘 버티던데요^^ 단, 축받이 홀 등은 드릴이나 죽창식 엇자르기 후 접착제로 붙이기 등으로 부품에 끼치는 힘을 최소화시키는 게 중요하고, ABS는 대책 없으니 진짜로 조심해야죠.
사실 18미터 크기의 거대로봇병기의 100분의 1 축소모델에서 페널라인이 그렇게 선명하게 보인다는게 넌센스라고 생각 하거든요. 장갑자체가 분할돼 있어서 서로 맞닿는 부분이 갈라져 있다면 또 몰라도.......
- EX나 다른 제품에서 보여주는 걸 고려하면 반다이도 패널라인 기술이 없는 건 아닐텐데... 건플라 수지 특성과 혹사당하는 금형을 생각하면 지금 수준에서 타협하는 듯 하죠.
페담 경우엔 패널라인 굵기 자체보다는 (비록 게임 모습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이라곤 하지만) 장갑 결합 방식에 대한 별다른 고민이 없어보이는 무성의한 라인 긋기가 더 비판받았던 듯 합니다. 그래도 제 경우엔 페담 무릎 커버 부분의 몰드같은 건 참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 정신차리고보니 3마리 입수했습니...orz
- 이왕 지르신 거니 남은 길은 무조건 "My Style 1,2,3호기 재현!" 밖에 없겠습니다...
: 이번 2.0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겠다고 3마리 이상 지른 사람은....애도를 표합니다 :-D
--> ㅠㅠ 애도를 표한다뇨!!! 3개도 아니고 5개나 지른 그럼 전 어떻하란 말입니까!!!!!!!!
ㅠㅠㅠㅠㅠㅠㅠ
(5마리면 1,2,3호기 + 롤아웃, 리얼 타입 재현이면 딱이네요!)
역시 제 마음의 퍼스트 2.0은 옥담이라능!!!
정말 페담 스타일에 패널라인이 줄어든 것으로 2.0이 나온다면 그야말로 환영입니다.
2.0은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탈입니다. 효효효~~ ^^ 키시야마상 스떼끼~~ ^^
반다이 영업 쪽은 난감하다고 반발도 적지 않았던 듯.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인지... 이번 올드 스타일도 거슬리는 부분이 좀 있어서 마냥 찬성할 수 만은 없지만 아이디어나 과감한 적용 자체는 일단 칭찬하고 싶어요. :-D
으음.. 이렇게 되면 설정에.. 메인프레임은 계속 유용되었지만 자브로 공창과 루나 공창에 여러 장갑 설계자가 있어 계속 변해갔다.. 뭐 이런식으로 밖에 땜빵이 안될 듯합니다..
뭐....전족도 우주가서 쓰다보니 자꾸 길어졌다던지(뭐임마)
여튼 일러스트레이터의 해석차이까지 설정에 들어가다니.. 역시 건담에선 아무리 불가능해보이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능.. -ㅅ-)b
(12년을 기다린 블데1,2,3호기발매에서 느끼게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