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17일
MSV, 그리고 리얼로봇에 대한 몇 가지 잡상
앞서 모델그래픽스 08년 4월호 MSV 특집을 올린 김에 잡상 몇 가지.
- (리얼로봇 화두야 언제건 무저갱으로 빠지기 일쑤지만) 건담이나 그와 관련된 각종 리얼로봇 논의 등을 보면 예전부터 뭔가 성에 안 차는 느낌이 있는데;
대개의 경우, 어쩌면 로봇물의 핵심일 수도 있는 상품군을 논외로 치고 작품만 가지고 이야기만 하므로 뭔가 겉도는 듯 하다는 점이다.
사실, 이른바 리얼로봇으로 분류되는 로봇물의 유일한 공통점은 바로 주력 상품군이 플라모델이었다는 점, 그리고 이들 리얼로봇 플라모델은 스케일 밀리터리 플라모델의 특징을 한없이 닮으려 했다는 점이 바로 리얼로봇의 본질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게 아닐까?
- 건담 직후 선라이즈의 두 로봇 작품 - 토미노의 신작 이데온(80년 5월)과 건담과 타카하시의 신작 더그럼(81년 10월) - 을 보면 그 차이점을 아주 뚜렷히 구별지을 수 있다.
두 작품에서 정통 스페이스 SF에 보다 가깝고 그만큼 이야기할 부분이 많은 건 분명 이데온일 것이며, 더그럼은 넘쳐나는 CB아머 설정 이외엔 냉전 시대 중동 어느 지역의 내전이라 해도 무리없을 정도로 SF보다는 전형적인 밀리터리 스릴러 - 더우기 주제의식도 빈약한 - 에 가깝다(더그럼은 당시부터 "주인공과 더그럼 없이도 스토리가 성립한다"고 비판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장(market)에서 선택받은 건 공식적으로 '리얼로봇'과 '완구의 밀리터리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더그럼이었고 - 작품 자체의 시청률과 인기는 정말 이야기할 게 없는데도 예정을 훨씬 넘겨 70화 넘게 장기 방영한 건 그야말로 타카라 SAK(스케일 아니메 키트) 판매량 때문.
그 결과 '리얼로봇=더그럼'이며 소급 적용하여 '리얼로봇의 효시=건담'이 되었다는 점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일 듯 하다.
- 애초, 건담의 이슈화는 '떠오르는 신예 토미노의 신작'이란 점 못지 않게 서양식 SF 소재 3위일체 구도(NASA 세계관-밀리터리-뉴타입)를 아니메 로봇물에 적용한 데서 기인한 바도 크며, 따라서 아니메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던 SF동호회 등에서도 곧잘 다뤘는데 사실은 아니멕/아니메쥬 등 아니메 잡지에서 건담을 SF 관점에서 다루는 특집을 내보내며 그런 놀이 - SF영화/소설 평론 방식을 만화/아니메에 적용해 보는 당시의 현학적 오타쿠 놀이 - 가 부각된 것이라 해야겠다. 물론 그러기엔 건담 작품에 내재된 코드나 컨텐츠가 빈약했으므로 81년이 되기도 전에 사그러지기 시작했으니 얼마 못 갔지만 말이다.
(쉽게 말하면 밑천이 바로 바닥났다는 뜻이다. 이후 극장판으로 다시 한 번 떠오르긴 하지만 당시 일본 언론에서 건담을 이슈로 삼은 건 건플라와 연계한 부분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작품 자체만의 힘이라 하긴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 불씨는 81년을 기점으로 엉뚱한 데서 크게 번졌으니, 모빌슈트=밀리터리 SF라는 점에 주목한 일부 관련 매체가 건담 세계관과 밀리터리즘을 결합하여 요즘으로 치면 일종의 사이버 게임을 SF/밀리터리 오타쿠 놀이에 빠진 일부 청소년층 대상으로 선보인 것이다. 그 결과물이 건담 센추리=How To Build GUNDAM=MSV이었는데 건플라와 결합하며 예상보다 훨씬 거대한 흥행을 기록하였기에 우리는 이를 건담/건플라 붐이라 지칭한다. 즉, 당시 이를 첫선 보였던 매체는 시장 수요를 완전히 잘못 파악했다는 뜻도 되겠다(물론 그 결실은 반다이 건플라가 싹 걷어 갔다).
건담 센추리와 건플라 발매를 기점(81년)으로 그 이전=70년대 로봇물과 SF 혼성 모방 작품으로서의 건담, 그 이후=건플라와 결합한 리얼로봇 상품으로서의 건담으로 크게 나눌 수 있지 않을까?
- 보통 MSV를 '팬(유저)들이 만들어낸 것'으로 곧잘 이야기하지만 사실의 일부일 뿐이라 해야겠다.
물론 유저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제시된 견본(상품)에 대한 추종과 뒷받침이었지, 이들 유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MSV 컨텐츠를 만들어낸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즉, 어디까지나 MSV 자체는 세부 컨텐츠 하나하나 당시 트렌드와 반응까지 철저히 상업적으로 계산하여 주도면밀하게 나온 기획 상품이라 봐야겠다.
물론 이 MSV 세례를 흠뻑 받은 세대가 이후 일본 및 그 영향권의 로봇물이나 SF메카 장르 시장에 끼친 영향력은 크다면 크겠지만 말이다.
- 모델구라 특집에서 의도적으로 빼놓은 듯 하지만, MSV는 사실 타카라의 더그럼-보톰즈 시리즈에 위협을 느끼던 반다이의 대항마로 봐야 할 것이다.
건담과 더그럼 자체로 본다면 70~80년대 초 일본 SF계에 대두되던 '밀리터리 SF의 아니메 로봇물 적용'의 결과물이겠지만, 결국 대중적인 상품으론 반다이의 건플라와 타카라의 SAK로 귀결되며, 82년 이후 이미 한풀 꺽여가던 건플라는 보다 급진적이고 고도한 밀리터리즘을 내세우며 새로 떠오른 더그럼-보톰즈 SAK 시리즈를 역으로 벤치마킹하며 건플라에 도입해서 리얼 타이프 1/100 MS 시리즈-MSV 행보를 걷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이 시기 로봇물 작품들도 많건 적건 이들 작품군의 영향을 받았음은 분명.
(참고로 전세계적으로 더욱 영향력있던 건 더그럼이라 해야겠다. 서양식 로봇 메카의 대명사인 배틀메크(맥워리어)는 바로 더그럼의 CB아머와 마크로스의 데스트로이드를 고스란히 갖다 베끼며 시작했으니 말이다)
- 하지만 이런 80년대 초중반의 이른바 리얼로봇 붐은 여러 관련 서적이나 글에서 지적하듯 84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사그라든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바로 '태생적으로 히어로인 로봇물에 밀리터리즘을 적용하면 할수록 그 모순이 더욱 도드라지는 근본적인 한계'와 '밀리터리즘에 관심 있는 고객은 시장의 극히 일부'였기 때문이라 하겠다.
결국 당시 아니메 및 장난감 업계는 건담-건플라 붐과 더그럼-SAK 시리즈라는 '특이 사례'를 대세로 착각하여 과당경쟁을 벌였고, 마크로스를 제외하면 그 거품은 불과 3년만에 꺼진 셈.
물론 그 이후에도 선라이즈-반다이는 Z건담/건담ZZ-레이즈너-드라구나로 이미 한물 간 지 오래인 리얼로봇 장르를 어떻게든 살려보려 하지만, 이 작품군(쉽게 후기 리얼로봇물이라 하자)의 주력 상품군인 플라모델 판매량으로 보면 알 수 있듯 결국 반다이가 포기하고 손을 떼게 만든다.
한편 리얼로봇으로 쓴 맛을 본 일본 로봇 장난감 업체와 관련 시장은 80년대 후반 이후 다시금 히어로 로봇을 대안으로 내세우거나 아예 판타지나 오컬트와 접목하게 된다.
- 후기 리얼로봇물의 대표, 또는 국내에서 리얼로봇의 대명사격으로 추앙받는 Z건담이지만, 사실 전형적인 리얼로봇물로 다루기엔 꽤나 난감한 부분도 적지 않아 보인다.
형식적으로만 건담의 직계작일뿐, 메카 디자이너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당시 로봇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되는 대로 그러모아 혼합한(그나마 전체적인 통일성도 무너뜨리며 각각의 돌출적 개성만 돋보이는) 대대적인 혼성모방 덩어리일 뿐이며, 그 자체가 이미 사그러든 플라모델 로봇물 시장의 재흥이라는 무거운 짐을 떠맡은 반다이-선라이즈 최후의 카드(이렇게 다 내보이면 그 중 하나는 뜨지 않겠어?)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Z건담과 정확히 동일한 시기에 완벽히 대척점에 서서 리얼로봇을 흡수해 낸 단쿠가의 존재 - 더우기 완성품 장난감 위주 - 도 리얼로봇물의 정체성 혼란을 야기하기엔 충분했고 말이다.
따라서 Z건담은 단순히 정형적인 리얼로봇 장르가 아니라 당시 사멸화하기 시작한 로봇 플라모델 시장이란 더욱 큰 관점에서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 관점을 적용하면 Z건담은 퍼스트의 직계라는 정통성을 확보했는데도 퍼스트 & MSV 팬 일부는 격렬히 비난하고 외면했으며(그 결과는 건플라 판매량의 급감), 반대로 보다 광범위한 아니메/메카 팬 일부는 추앙하는 등(하지만 건플라는 안 산다) 당시부터 보이던 상당한 양극화 현상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는 건 나름대로 시사하는 바는 있다 하겠다.
그리고 그 양극화 갭을 어떻게든 줄여보자고 나타난 게 바로 Z~ZZ의 MSV 우려먹기로, 좋게 보면 퍼스트 건담 팬에 대한 서비스겠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시장을 이탈한 '절대 놓칠 수 없는 고객=MSV로 대표되는 당시의 리얼로봇 팬'을 붙잡기 위한 반다이-선라이즈의 안간힘이었다 볼 수도 있겠다.
물론 그 '고객'들은 거부했고 빈 자리는 다른 고객들이 채웠지만 말이다.
- (리얼로봇 화두야 언제건 무저갱으로 빠지기 일쑤지만) 건담이나 그와 관련된 각종 리얼로봇 논의 등을 보면 예전부터 뭔가 성에 안 차는 느낌이 있는데;
대개의 경우, 어쩌면 로봇물의 핵심일 수도 있는 상품군을 논외로 치고 작품만 가지고 이야기만 하므로 뭔가 겉도는 듯 하다는 점이다.
사실, 이른바 리얼로봇으로 분류되는 로봇물의 유일한 공통점은 바로 주력 상품군이 플라모델이었다는 점, 그리고 이들 리얼로봇 플라모델은 스케일 밀리터리 플라모델의 특징을 한없이 닮으려 했다는 점이 바로 리얼로봇의 본질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게 아닐까?
- 건담 직후 선라이즈의 두 로봇 작품 - 토미노의 신작 이데온(80년 5월)과 건담과 타카하시의 신작 더그럼(81년 10월) - 을 보면 그 차이점을 아주 뚜렷히 구별지을 수 있다.
두 작품에서 정통 스페이스 SF에 보다 가깝고 그만큼 이야기할 부분이 많은 건 분명 이데온일 것이며, 더그럼은 넘쳐나는 CB아머 설정 이외엔 냉전 시대 중동 어느 지역의 내전이라 해도 무리없을 정도로 SF보다는 전형적인 밀리터리 스릴러 - 더우기 주제의식도 빈약한 - 에 가깝다(더그럼은 당시부터 "주인공과 더그럼 없이도 스토리가 성립한다"고 비판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장(market)에서 선택받은 건 공식적으로 '리얼로봇'과 '완구의 밀리터리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더그럼이었고 - 작품 자체의 시청률과 인기는 정말 이야기할 게 없는데도 예정을 훨씬 넘겨 70화 넘게 장기 방영한 건 그야말로 타카라 SAK(스케일 아니메 키트) 판매량 때문.
그 결과 '리얼로봇=더그럼'이며 소급 적용하여 '리얼로봇의 효시=건담'이 되었다는 점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일 듯 하다.
- 애초, 건담의 이슈화는 '떠오르는 신예 토미노의 신작'이란 점 못지 않게 서양식 SF 소재 3위일체 구도(NASA 세계관-밀리터리-뉴타입)를 아니메 로봇물에 적용한 데서 기인한 바도 크며, 따라서 아니메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던 SF동호회 등에서도 곧잘 다뤘는데 사실은 아니멕/아니메쥬 등 아니메 잡지에서 건담을 SF 관점에서 다루는 특집을 내보내며 그런 놀이 - SF영화/소설 평론 방식을 만화/아니메에 적용해 보는 당시의 현학적 오타쿠 놀이 - 가 부각된 것이라 해야겠다. 물론 그러기엔 건담 작품에 내재된 코드나 컨텐츠가 빈약했으므로 81년이 되기도 전에 사그러지기 시작했으니 얼마 못 갔지만 말이다.
(쉽게 말하면 밑천이 바로 바닥났다는 뜻이다. 이후 극장판으로 다시 한 번 떠오르긴 하지만 당시 일본 언론에서 건담을 이슈로 삼은 건 건플라와 연계한 부분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작품 자체만의 힘이라 하긴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 불씨는 81년을 기점으로 엉뚱한 데서 크게 번졌으니, 모빌슈트=밀리터리 SF라는 점에 주목한 일부 관련 매체가 건담 세계관과 밀리터리즘을 결합하여 요즘으로 치면 일종의 사이버 게임을 SF/밀리터리 오타쿠 놀이에 빠진 일부 청소년층 대상으로 선보인 것이다. 그 결과물이 건담 센추리=How To Build GUNDAM=MSV이었는데 건플라와 결합하며 예상보다 훨씬 거대한 흥행을 기록하였기에 우리는 이를 건담/건플라 붐이라 지칭한다. 즉, 당시 이를 첫선 보였던 매체는 시장 수요를 완전히 잘못 파악했다는 뜻도 되겠다(물론 그 결실은 반다이 건플라가 싹 걷어 갔다).
건담 센추리와 건플라 발매를 기점(81년)으로 그 이전=70년대 로봇물과 SF 혼성 모방 작품으로서의 건담, 그 이후=건플라와 결합한 리얼로봇 상품으로서의 건담으로 크게 나눌 수 있지 않을까?
- 보통 MSV를 '팬(유저)들이 만들어낸 것'으로 곧잘 이야기하지만 사실의 일부일 뿐이라 해야겠다.
물론 유저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제시된 견본(상품)에 대한 추종과 뒷받침이었지, 이들 유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MSV 컨텐츠를 만들어낸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즉, 어디까지나 MSV 자체는 세부 컨텐츠 하나하나 당시 트렌드와 반응까지 철저히 상업적으로 계산하여 주도면밀하게 나온 기획 상품이라 봐야겠다.
물론 이 MSV 세례를 흠뻑 받은 세대가 이후 일본 및 그 영향권의 로봇물이나 SF메카 장르 시장에 끼친 영향력은 크다면 크겠지만 말이다.
- 모델구라 특집에서 의도적으로 빼놓은 듯 하지만, MSV는 사실 타카라의 더그럼-보톰즈 시리즈에 위협을 느끼던 반다이의 대항마로 봐야 할 것이다.
건담과 더그럼 자체로 본다면 70~80년대 초 일본 SF계에 대두되던 '밀리터리 SF의 아니메 로봇물 적용'의 결과물이겠지만, 결국 대중적인 상품으론 반다이의 건플라와 타카라의 SAK로 귀결되며, 82년 이후 이미 한풀 꺽여가던 건플라는 보다 급진적이고 고도한 밀리터리즘을 내세우며 새로 떠오른 더그럼-보톰즈 SAK 시리즈를 역으로 벤치마킹하며 건플라에 도입해서 리얼 타이프 1/100 MS 시리즈-MSV 행보를 걷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이 시기 로봇물 작품들도 많건 적건 이들 작품군의 영향을 받았음은 분명.
(참고로 전세계적으로 더욱 영향력있던 건 더그럼이라 해야겠다. 서양식 로봇 메카의 대명사인 배틀메크(맥워리어)는 바로 더그럼의 CB아머와 마크로스의 데스트로이드를 고스란히 갖다 베끼며 시작했으니 말이다)
- 하지만 이런 80년대 초중반의 이른바 리얼로봇 붐은 여러 관련 서적이나 글에서 지적하듯 84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사그라든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바로 '태생적으로 히어로인 로봇물에 밀리터리즘을 적용하면 할수록 그 모순이 더욱 도드라지는 근본적인 한계'와 '밀리터리즘에 관심 있는 고객은 시장의 극히 일부'였기 때문이라 하겠다.
결국 당시 아니메 및 장난감 업계는 건담-건플라 붐과 더그럼-SAK 시리즈라는 '특이 사례'를 대세로 착각하여 과당경쟁을 벌였고, 마크로스를 제외하면 그 거품은 불과 3년만에 꺼진 셈.
물론 그 이후에도 선라이즈-반다이는 Z건담/건담ZZ-레이즈너-드라구나로 이미 한물 간 지 오래인 리얼로봇 장르를 어떻게든 살려보려 하지만, 이 작품군(쉽게 후기 리얼로봇물이라 하자)의 주력 상품군인 플라모델 판매량으로 보면 알 수 있듯 결국 반다이가 포기하고 손을 떼게 만든다.
한편 리얼로봇으로 쓴 맛을 본 일본 로봇 장난감 업체와 관련 시장은 80년대 후반 이후 다시금 히어로 로봇을 대안으로 내세우거나 아예 판타지나 오컬트와 접목하게 된다.
- 후기 리얼로봇물의 대표, 또는 국내에서 리얼로봇의 대명사격으로 추앙받는 Z건담이지만, 사실 전형적인 리얼로봇물로 다루기엔 꽤나 난감한 부분도 적지 않아 보인다.
형식적으로만 건담의 직계작일뿐, 메카 디자이너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당시 로봇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되는 대로 그러모아 혼합한(그나마 전체적인 통일성도 무너뜨리며 각각의 돌출적 개성만 돋보이는) 대대적인 혼성모방 덩어리일 뿐이며, 그 자체가 이미 사그러든 플라모델 로봇물 시장의 재흥이라는 무거운 짐을 떠맡은 반다이-선라이즈 최후의 카드(이렇게 다 내보이면 그 중 하나는 뜨지 않겠어?)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Z건담과 정확히 동일한 시기에 완벽히 대척점에 서서 리얼로봇을 흡수해 낸 단쿠가의 존재 - 더우기 완성품 장난감 위주 - 도 리얼로봇물의 정체성 혼란을 야기하기엔 충분했고 말이다.
따라서 Z건담은 단순히 정형적인 리얼로봇 장르가 아니라 당시 사멸화하기 시작한 로봇 플라모델 시장이란 더욱 큰 관점에서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 관점을 적용하면 Z건담은 퍼스트의 직계라는 정통성을 확보했는데도 퍼스트 & MSV 팬 일부는 격렬히 비난하고 외면했으며(그 결과는 건플라 판매량의 급감), 반대로 보다 광범위한 아니메/메카 팬 일부는 추앙하는 등(하지만 건플라는 안 산다) 당시부터 보이던 상당한 양극화 현상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는 건 나름대로 시사하는 바는 있다 하겠다.
그리고 그 양극화 갭을 어떻게든 줄여보자고 나타난 게 바로 Z~ZZ의 MSV 우려먹기로, 좋게 보면 퍼스트 건담 팬에 대한 서비스겠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시장을 이탈한 '절대 놓칠 수 없는 고객=MSV로 대표되는 당시의 리얼로봇 팬'을 붙잡기 위한 반다이-선라이즈의 안간힘이었다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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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ZAKURER™ | 2008/03/17 17:20 | ■ GUNDAM Talk | 트랙백 | 덧글(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