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모델그래픽스 08년 4월호 MSV 특집 -2- GUNDAM Talk

[번역] 모델그래픽스 08년 4월호 MSV 특집 -1-
[번역] 모델그래픽스 08년 4월호 MSV 특집 -1-1-


since 1981-1985

The Complete Works of MSV


MSV는 어떻게 태어나서 자라났는가?
사학적 견지에서 보는 'MSV의 진실'


글/ 아사노 마사히코

 오오카와라 쿠니오(大河原邦男), 야스이 히사시(安井尙志), 오다 마사히로(小田雅弘), 그리고 카토 토모(加藤智).
 MSV를 고찰할 때 절대적으로 빠뜨릴 수 없는 이들 키 퍼슨에게 당시 이야기를 듣고 그에 따라 MSV 스토리를 짜맞추는 것도 물리적으로는 가능할 것이다.
 단, 이번 목적은 그에 있지 않다.
 제작이나 판매 측의 의도나 생각을 떠나 따로 독자적인 행보를 보인 '사건'으로써 MSV를 상세 해부하려면 키 퍼슨들의 이야기는 오히려 불필요하다.
 게다가 이번엔 어디까지나 '당시 건플라 유저라는 스탠스에서도 얻을 수 있던 정보'를 확실히 정리 분류하고 미시(微視)해서 MSV라는 사건을 사학적 견지에서 파헤치고자 한다.
 결국은 당시 사람들의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상업적으로 유통된 '기록'으로 MSV를 상세 해부하고자 하는 시험이다.

자쿠 바리에이션의 탄생
 모든 것의 발단은 MSV가 플라스틱 키트화 되기 시작한 83년 4월부터 거슬러 2년 전, 81년 5월15일 발행(실제 발매는 아마도 4월15일)된 코단샤의 TV매거진 딜럭스 4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아니메 그래픽 북]에 있었다. 그 책에 '오오카와라 쿠니오 오리지널 일러스트레이션'으로 'VARIATION OF MOBILE SUIT ZAKU'라는 '건담 작품에는 등장하지 않은 자쿠 파생형 기체(습지대 전투용=나중의 06J 습지대용, 심해작업용=나중의 06M/MSM-01,사막 전투용=나중의 06D, 항공기 요격용=나중의 06K)의 설정화풍 컬러 일러스트 4점이 실렸던 것이다.

 당시 TV매거진 편집을 맡고 그 책의 기획에도 관여했던 사람이 그 뒷날 MSV의 프로듀서적인 역할을 맡은 야스이였다.
 야스이는 이른바 재능있고 잘 나가는 타이프의 프리 라이터 겸 프리 에디터 겸 프리 랜서로 출판 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던 인물로, 울트라맨 세계를 확장한 설정 제작 등에도 종사했던 인물이다. 그런 야스이다운 "작품 세계의 심화=작품에 등장하지 않았던 모빌슈트를 그려주지 않겠는가" 하는 플래닝에 응하는 형식으로 건담의 오리지널 메카닉 디자이너인 오오카와라가 그 나름의 센스로 자쿠 바리에이션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 일러스트가 호평을 받았으므로 이어서 발매된 [TV판 기동전사 건담 스토리 북 2](코단샤/6월30일 발행)에 오오카와라는 다시 4점의 설정화풍 컬러 일러스트(자쿠에서 구프로 개량 중인 시제기=나중의 YMS-08A, 구프 개량형=나중의 YMS-07, 구프에서 돔으로 개량 중인 시제기=나중의 MS-07C-5, 돔의 시제기=YMS-09)를 그려줬는데, 그 직후에 이후 건플라 운명을 결정짓고 캐릭터 모델 씬의 패러다임 쉬프트라 할 사태가 벌어진다.

 호비저팬의 별책 [HOW TO BUILD GUNDAM](호비저팬/7월31일 발행) 발매이다.
건담을 가장 먼저 다루며 비약적으로 발행 부수를 늘려가던 호비저팬이었지만, 책 한 권을 통채로 건플라 제작이나 개조 기사로 채운 이 별책은 보통이라면 호비저팬 잡지에 손이 가지 않을(가격이나 내용으로도 손이 가지 않을) 초등학생까지 휘말려들어 폭발적인 히트를 기록. 그리고 이 책엔 1/144 MOBILE SUIT VARIATION ZAKU/GUFU/DOM이란 제목으로 앞서 적은 구프 개량형, 사막 전투용 자쿠, 항공기 요격용 자쿠, 심해 작업용 자쿠의 1/144 개조 작례가 일러스트가 발표된 지 겨우 2~3개월 뒤이라는 타이밍으로 게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책에선 오오카와라 디자인 MSV 모델의 밸류는 그다지 높지 않았고, 그 보다는 '리얼 타이프'적인 밀리터리 터치 컬러링이나 코션 데이터 집어 넣기, 오다(모델러 집단인 스트림베이스의 중심 인물)를 필두로 여러 모델러의 '만약 MS가 실재했다면 사실은 이러했으리라' 하는 병기적인 어레인지가 당시 자라나던 초등학생들에게 준 쇼크 쪽이 몇 배는 더 컸다고 해야겠다.
 그 결과, 그 책 발매 이후엔 '건플라를 아니메 설정대로가 아니라 병기적으로 어레인지 해서 제작한다=COOL'이라는 선민 의식이 저연령층까지 침투하였고(실제로 당시 고등학생이던 필자는 초등학생도 리얼 타이프 풍 처리나 병기풍 디테일 업에 나날이 경도되어 가는 모습을 보고 "...진짜냣!" 하는 입장이던 기억이 있다), 결국은 MSV적인, 본래는 밀리터리 마니아들이나 마스터베이션하는 식으로 놀아야 했을 마니악한 '놀이'가 메인 스트림(王道)으로 등극하는 소지가 여기서 탄생해 버렸다는 것이다.

 이처럼 HOW TO BUILD GUNDAM 영향 하에 있던 시기에 [TV판 기동전사 건담 스토리 북 3]가 발매었고(코단샤/8월5일, 단, 발행일 개념은 출판사마다 다르므로 HOW TO와 스토리 북3 중 어느 쪽이 먼저 발매되었는지 이제 와서 밝혀 내긴 어렵다) 이 책엔 다시금 오오카와라가 그린 설정화풍 컬러 일러스트, 이번엔 지구 연방군 측 MSV 3종이 발표된다(시제형 건담=나중의 RX-78-1, GM 시제 타이프=나중의 RGC-80, 볼 모양의 작업용 포드. 또한, GM과 볼의 리얼 타이프풍 일러스트도 나란히 게재되었는데 이건 노멀한 설정화의 컬러링 어레인지였으므로 MSV라고 하기 어렵다).
 어디까지나 야스이나 오오카와라의 놀이 레벨이라고 해도 이 덕분에 '지온 공국군과 지구 연방군 양 군의 MS엔 작품에 등장하지 않았던 파생기가 있었다'는 개념이 생겨나게 된다.

 '화학반응'으로 봐야 할 지, '시대의 필연'으로 봐야 할 지 이런 상황을 이런저런 의미로 수습하여 일체화한 월간OUT 증간호 [GUNDAM CENTURY-우주를 달리는 전사들](미노리쇼보)가 너무나도 저스트한 타이밍으로 발매된 건 그로부터 겨우 1~2개월 뒤인 81년 9월22일이었다.


센추리 쇼크 환경 이후
 SF 작품 기획 제작 스튜디오인 '스튜디오누에'가 전면적으로 관여하여 제작한 GUNDAM CENTURY의 권두 기사 'GUNDAM MECHANICS'는 아니메의 스틸 컷(셀화)을 일절 쓰지 않고 독창적인 일러스트와 인텔리전스로 가득 채운 텍스트로 건담 메카닉스 세계를 농밀하게 그린, 어느 의미로는 '어처구니 없는 기획'이었다.
 그 상세 내용은 아무쪼록 책을 한 번 읽어보십사 권하지만(00년에 키소우샤가 복각판을 발행하여 현재도 여렵지 않게 입수 가능), 에너지-CAP, I필드, 미노프스키 크래프트처럼 미노프스키 물리학에 기반한 설정이나 AMBAC 시스템이라는 질량 이동에 의한 인간형 병기다운 자세 제어 개념, 게다가 '여러 병기 메이커가 존재하는 세계'를 베이스로 한 모빌슈트 개발사 등 건담 월드가 (진정한 의미로) 사이언스 픽션이란 수법으로 해체~재구축된 결정적인 순간이다.
 그리고 그건 이후의 건담 씬이 MSV적인 것으로 급속히 경도되어 갈 것임을 예견하는 모습이기도 하였다.

 그 결과, 밀리터리에 정통하고 GUNDAM CENTURY와 비슷한 어프로치를 하던 야스이나 호비저팬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여러 상업 모델러는 GUNDAM CENTURY에 대해 분명 "그야말로 완벽할 정도로 한 방 먹었도다"는 감상에 빠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 '완벽하게 졌다'는 느낌=GUNDAM CENTURY에 대한 리스펙트가 좋게도 나쁘게도 건플라 씬을 'GUNDAM CENTURY적인 세계'로 끌고 가게 된다.
 결국엔 'GUNDAM CENTURY가 창조한 2차 창작 세계'를 '그야말로 진정한 리얼 건담 세계'로 정의하는 인간이 속출하고 GUNDAM CENTURY가 창조한 건담 메카닉스 설정을 '건담 세계의 오피셜 설정'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역시 여기서 문제시 하지 않을 수 없는 건, 그런 'GUNDAM CENTURY가 창조한 건담 메카닉스 설정'을 미노리쇼보나 스튜디오누에의 승낙을 얻지 않고 "건담 저작권 관리원인 소츠에이전시(현재는 소츠)와 일본선라이즈(현재는 선라이즈)를 통해 건담 판권을 정식으로 취득해 놨으니까 비록 다른 곳의 2차 창작물이라 해도 건담은 건담이므로 그걸 써 먹어도 딱히 문제는 없을 것이다"는, 지금은 생각할 수조차 없는 대담한 지적 소유권 인식을 가지고 다들 그 설정을 상업적으로 무단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에 대한 시비는 특집 첫머리에 게재한 다이토쿠 테츠오(大德哲雄: 당시 월간OUT 편집장) 인터뷰에서 논하고 있지만, GUNDAM CENTURY를 거치면서 그 후의 건플라 씬 방향성과 수습해야 할 벡터는 훌륭할 정도로 일체화되어 간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GUNDAM CENTURY 발행 이전에 오오카와라가 그린 MSV 일러스트도 GUNDAM CENTURY에서 스튜디오누에가 창작한 설정-예를 들면 '자쿠는 C, T, F, J, E, R, S, Z형 같은 파생기가 존재한다'는 범주에 그야말로 멋질 정도로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 'GUNDAM CENTURY적인 세계'가 모든 이의 눈에 명확해진 건 82년 봄. SF 플라모델 북 1 [기동전사 건담 REAL TYPE CATALOGUE](코단샤/82년 3월5일 발행)에 GUNDAM CENTURY에서 '검은 삼연성이 애용했다'고 설정한 MS-06R 자쿠II를 비주얼화한 설정화풍 일러스트 뿐만 아니라 오오카와라의 MSV 일러스트(GUNDAM CENTURY에서 F형이 장비한 폭격용 옵션 버니어=나중의 마인 레이어, 겔구그의 추력 증가용 옵션 버니어=나중의 MS-14B 고기동 버니어)가 대대적으로 게재된다.
 참고로 이 책은 건플라의 리얼 타이프풍 색칠이나 개조 작례가 메인 콘텐츠였지만 반향을 부른 건 역시 06R 화고였고, 더우기 이 책의 퍼블리서티로 [모형정보 82년 3월호](반다이모형=현재의 반다이호비사업부가 발행하던 PR지/82년 2월말 발행)에 06R 일러스트가 대대적인 컬러 이미지로 게재된 것도 한 몫 해서 건플라 씬은 마치 벌에 쏘인 듯이 시끌벅적해진다.
 "이렇게 끝내주게 멋진 자쿠는 처음 봤어!"
 "이렇게 끝내주게 멋진 검은 삼연성의 06R을 반다이는 키트화 해 주지 않겠어?!"
 "모형정보에 실렸으니까 키트화 되는 거야 당연하잖아!"

(계속)

핑백

  • Dark Side of the Glasmoon : 우주세기와 SAC, 그 처음이자 마지막 2008-04-04 15:00:57 #

    ... .5" 이죠. 건담 센추리의 탄생과 건담 전반(특히 MSV)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제 어설픈 해설보다 자쿠러님께서 번역하신 모델그래픽스 MSV 특집 1-1과 모델그래픽스 MSV 특집 2를 보시고..^^; 꽤나 귀한 책이었지만 2000년 전 복각되어 나오는 바람에 구하기 쉬워졌죠. 계속 미루고 미루다가 다음에 생각날 때면 구하기 쉽지 않 ... more

덧글

  • 한컷의낭만 2008/03/09 22:54 #

    저 그림들.. 정말 오랫만에 봅니다~~~
  • RenaLove 2008/03/10 02:39 # 삭제

    MSV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포스트로군요 :)
  • ZAKURER™ 2008/03/10 11:10 #

    >한컷의낭만님/ 참 그립던 이미지들이죠? :-)

    >RenaLove님/ 예, 바로 그 MSV의 흥망을 다루고 있습니다.
  • ZECK-LE 2008/03/10 12:36 #

    저작권 개념이 참.... 어떤의미로는 저분들 용자였군요.
  • ZAKURER™ 2008/03/10 15:11 #

    >ZECK-LE님/ 용자라기 보단 저 당시 저작권 이해 수준이 딱 저 정도였달까요.
    "내 거 갖고 장난친 거 회수해서 다시 내가 장난치겠다는데 누가 뭐라삼?"
    딱 이거죠.
  • 잠본이 2008/03/10 22:17 #

    별로 상관없던 두 가지 흐름이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이 참으로 절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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