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7월 31일
모델그래픽스 2007년 9월호

한동안 조용하며 특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던 모델그래픽스가 간만에 대형 사고 쳤습니다.
사고 1.
지난 제46회 시즈오카 하비쇼에서 스케일을 초월한 디테일과 완성도, 그리고 건프라를 의식한 화려한 색분할로 1/72 제로센의 결정판으로 기대되며 상당한 관심을 받은 파인몰드1/72 제로센 21형 전투기를, 부품을 나눠 모델그래픽스 11월~12월호 두 달 연속 부록으로 독점제공하겠다고 합니다.
더욱 충격적인 건, 파인몰드 측은 이번 부록 제공 이후엔 10년이 지나더라도 절대 시판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일본 에어로 모형계, 특히 2차대전 일본기 팬들은 지금 발칵 뒤집혔습니다.
한마디로 역대 최고의 1/72 결정판이 잡지 끼워팔기으로 전락(?)했다는 것과, 그 동안 캐릭터 모형도 취급하는 종합모형지 중 '고고함'을 상징으로 삼던 모델그래픽스가 하비저팬이나 전격하비처럼 부록에 혼을 판 듯한 모습, 그리고 절대 시판없다는 파인몰드의 발표 때문에 구독자들은 다중 충격과 함께 "Et tu ModelGraphix...!" 하는 배신감으로 열심히 씹고 있는 상황인데요.
한편으론, 사장 포함하여 겨우 7명의 직원으로 꾸며가는 파인몰드의 쇼킹한 규모, 뛰어난 기술력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낸다는 이미지나 작년의 왕성한 신제품 발매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마이너틱한 아이템 선정(파인몰드의 제품은 2차대전 일본 전차, 스타워즈, 미야자키 하야오의 일부 메카닉 등 모형계에서도 결코 주류가 아닌 것들만 고름)으로 작년에 상당한 적자였다는 뒷소문 등을 보면 나름 이해는 갑니다.
이번 특종 기사와 함께 파인몰드 사장의 인터뷰가 게재되었는데, 그는
"이번 1/72 제로센은 (판매 데이터로 이미 다 나와 있고) 거의 고정되다시피 한 수요량을 감안하면 (최소한의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선) 약 5000엔 정도의 가격을 매길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에선 제아무리 고품질이더라도 그 수요는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으며 '좋긴 한데 너무 비싼 제품' 정도의 인식에 그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모형지 부록이 되면 대량 생산으로 원가 절감이 가능해지며 최소한의 수지타산은 맞출 수 있다. 또한 이번 제품은 지난 시즈오카 하비쇼에서 밝혔듯 돈이 아니라 현재 파인몰드가 보여줄 수 있는 기술력의 과시가 그 목적이므로 이번 부록 제공으로 끝난다 하더라도 여한이 없다."
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현재 하비저팬이나 전격하비는 ABC인증으로 약 13~15만부, 모델그래픽스는 수만 부 수준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루머이지만 프랑스 딜러가 8천개 구매를 보장했기에 생산에 들어갔다는 타미야의 프랑스 군 전차 제품들을 미루어 보면, 파인몰드에선 단품으론 1만 개 판매도 자신할 수 없는 상태이며, 따라서 잡지 부록이 되면 최소 수만 개에 사재기 등을 생각하면 두 배 정도의 수요도 기대할 수 있고, 어쨌건 잡지 판매량이야 어떻건 잡지와의 계약으로 개발비는 건질 수 있다는 논리가 되겠죠.
또한, 파인몰드는 하세가와의 유통망을 이용해왔다는데 둘 사이에 지난 90년대에 이미 1/72 제로센 건으로 뭔가 트러블 - 하세가와도 1/72 제로센 신제품 기획이라 거기에 밀림- 이 있었다고 하니 이번 1/72 제로센은 파인몰드 나름의 숙원을 이룬 것이기도 할 겁니다. 한편, 타미야도 최고의 명품으로 인정받는 1/32 제로센을 스케일다운한 1/48 제로센이 자사의 에어로 모형 100번 째 기념 제품이며 1/72도 나올 거라는 루머가 돌고 있기도 합니다.
게다가 자매지인 에어로 모형 전문 스케일아비에이션을 놔두고 최소 수만 부는 판매한다는 모델그래픽스(아마도 대일본회화 계열 모형지 중 최다 판매량)와 계약한 걸 보면, 파인몰드로선 이래저래 고래 사이에 낀 새우 꼴을 피해 본전뽑기는 하겠다는 고육지책이 되겠고, 모델그래픽스는 한탕이지만 인지도나 판매도를 극적으로 높일 수 있으니 양 측은 나름대로 WIN-WIN이 가능하기에 이번 결정이 나왔겠죠.
경위야 어쨌건 파인몰드의 주장에 따르면 5000엔 짜리 제품을 그 반값(부록 포함 모형지 두 달치 값)에 구하고 더불어 자세한 제작 매뉴얼과 개조나 디테일업 등의 팁이 두툼하게(?) 책자로 딸려오니 소비자로선 딱히 크게 손해볼 일은 아니겠습니다.
물론 일본 모형계엔 안좋은 선례가 될 수도 있겠고 후유증도 나름 있겠지만요. 사실 이 짓거리야 전격하비가 이미 한바탕 휘저어 놓아 물 버려놓은지 오래지만 말이죠.
덧: 기사에 따르면 두 달 연속 제로센 특집은 [1부: 접촉 편], [2부: 발동 편]. 이게 무슨 이데온이냣!!!
사고 2.
표지에서 짐작 가능하듯 이번 모델그래픽스의 특집은 반다이 1/20 스코프독이 되겠습니다.
그에 걸맞게 자매지인 AFV전문지 아머모델링 필진을 대거 기용한 멋진 작례와 디오라마를 풍부하게 선보인 동시에, 타카라 1/24 스코프독 개발자 인터뷰, 보톰즈 제품 카탈로그 등을 첨부하여 일종의 보톰즈-스코프독 간이 정보지화하여 역시 모델그래픽스!라는 느낌을 주었는데요.
하지만 이 인간들, 누가 모델구라 아니랄까봐 좌담회 기사 등에서 이 AFV 모델러들은 "다른 모형지의 스코프독이나 건프라 작례 등 각종 SF메카의 웨더링 작례랍시고 실린 걸 보면 타임슬립해서 20년 전의 AFV 모델링을 보는 듯 하다." "드라이브러슁과 모서리 은칠이라니...치핑이라고 그냥 하는 게 아니다." " 아무리 허구의 SF메카라도 지킬 건 지키고 고증할 건 고증하자." 는 식으로 간만에 모델구라다운 특유의 말빨 나왔습니다.
(아니, 그런데 모델구라 너희도 오버데칼링에다 뽀사시 기법의 원조잖아? 남을 깔 처지가 아닌데?)
또한, 겉으로는 반다이 1/20 스코프독 특집이지만 내심으론 타카라 1/24 스코프독 찬양이라 할 뉘앙스도 은근히 느껴진달까요. 한마디로 "요즘 기술로 이 정도 내는 거야 당연하지만 어디 그 옛날의 무뎃포 열정만 하랴. Oldess but Goodess." 물론 이야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부분이지만요.
어쨌건 모델구라다운 이번 기사 분위기나 발언으로, "역시 모델구라!", "똥 묻은 오타쿠가 겨 묻은 오타쿠를 깐다.", "님하, 지금 업계 1위 전격 까나효? 판매량도 처절한 게 어디 감히", "전격이 1위? 지금 최미왜국 무시 중?" 등등 2Ch 모형게시판은 간만에 훈훈한 분위기입니다.
이런 맛에 모델구라 끊지 못하고 사 보게 되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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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ZAKURER™ | 2007/07/31 14:13 | ■ Gunpla & 模型 Info | 트랙백(2) | 핑백(3) | 덧글(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