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V, 반다이에 무릎꿇다?!

일본의 저명한 AFV 전문 모형지 <아머모델링>이 엊그제인 2007년 2월호에 잡지 창간 이래 처음으로 반다이의 건프라 광고를 실었습니다.
특히 이번 호는 옛일본군 전차 특집인데다 창간10주년 기념호라 일본의 AFV 모델러들은 더더욱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표지를 열자마자 나오는 반다이 로고와 UCHG 1/35 호버트럭에 꽤나 쇼크를 받은 듯. 게다가 그 자리는 원래 GSI크레오스의 단골석이었습니다.
참고: ☞ 일본 종합모형지 <하비재팬> 광고단가
15만 부 발행으로 일본 모형지 1위인 <하비재팬> 속표지 광고는 호당 100만 엔. <아머모델링>은 몇만 부 이하로 알려져 있다.

사실 <아머모델링>은 선라이즈/반다이와 협력하여 지난 2006년 9월호부터 UCHG 시리즈의 디오라마 작례와 설정을 연재해오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로 인해 그 동안 잡지 독자 및 AFV 모델러들에게 1차로 충격을 준 것은 당연하며, 고품질 작례 자체는 인정하지만 <아머모델링>이 아니라 자매지인 종합모형지 <모델그래픽스>에 연재하라는 무수한 비난을 받아왔고, 일부 강경파는 "단돈 수십만 엔에 AFV의 혼을 팔았다"고 맹비난 중이기도 합니다.
참고: ☞ UCHG 잡지 연재 소개
UCHG 시리즈는 현재 <하비재팬>에는 제품소개 및 비교적 저난이도의 디오라마 작례와 제작스탭 인터뷰, <아머모델링>엔 고난이도의 디오라마 작례와 선라이즈의 감수를 받은 정밀 설정을 싣는 2원화된 홍보를 벌이고 있다.


한편, <아머모델링>은 지난 2006년 하반기 중 기존 방침에서 벗어난 듯한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 건프라 강좌로 유명한 여성 모델러 필진 오오고시 토모에를 영입, 초보자용 강좌 시작
- 건프라 연재 시작
또한 공교롭게도 이번 호부터 편집장을 교체하였다고 합니다. 물론 표면상 이유는 창간 10주년을 맞이한 내부쇄신이겠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겠죠.

어쨌건 변변한 모형지 하나 없는 한국 입장에선 각 장르별로 모형지가 넘쳐나는 부럽기 짝이 없는 환경에서나 가능할 행복한 고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모형계 내부는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스케일 모형계와 캐릭터 모형계의 해묵은 대립은 물론, '스케일 모형계의 겨울'로 불리던 80년대 이후 꾸준한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스케일 모형계가 대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세인 캐릭터 모형계 - 특히 건프라 - 에 대해 느끼는 위기감과 질시는 생각보다 큽니다.
그런 와중에 스케일 모형계의 핵심인 AFV 전문 모형지마저 반다이의 수혈을 받는다는 현실은 그들의 자존심과 우월감에 나름 상처를 준 듯.

한편, 반다이는 생각보다 큰 비중으로 UCHG를 진행하고 있는 듯 합니다.
가장 지명도가 높은 종합모형지인 <하비재팬>에서 라이트 유저를 대상으로 연재하는 외에 골수 AFV 모델러 소굴인 <아머모델링>을 선택한 건 AFV계를 상대로 '고의적'인 노이즈 마케팅을 의도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그 뒷쪽에선 반다이-아머모델링 간의 모종의 거래가 있었음이 확실하겠고, 결국 그것이 이번 광고라고 할 수 있겠죠.
어쨌건 반다이는, 일단 긍정적은 아니지만 <아머모델링>을 통해 타겟층에 대한 이슈 만들기까지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플라모델이란 결국 품질로 증명하는 것이므로 이후는 전적으로 UCHG의 품질에 따라 그 성패가 결정된다 하겠습니다.

(우마왕님의 지적으로 일부 내용 수정)

덧글

  • 비닐우산 2007/01/18 09:57 #

    스케일-캐릭터 대립이야 뭐 -_-;;
    옛날 조선시대 양반이 상놈들 쳐다보는 분위기랄까요 ^^;;
  • 무희 2007/01/18 10:13 #

    말씀대로 UCHG는 잘만 만들면 충분히 AFV쪽에 묻혀갈 수 있을텐데 말이죠...몇달전 하비저팬에 실린 란바랄 훈장수여식 디오라마는 멋졌습니다. (특히 '식간차'에 한표!)
  • ZAKURER™ 2007/01/18 10:15 #

    >비닐우산님/ 적절한 비유입니다.
    그동안 캐릭계가 스케일계 기술을 퍼가기만 했으니 그런 양상이 없진 않았죠. 사실 뻐길만도 했고 ^^;

    >무희님/ 그 작례...하몬이 너무나 '안 생겨서' -200 감점입니다 ^^;
  • Minowski 2007/01/18 10:16 # 삭제

    건프라나 AFV나 항공기나 함선 모델링이나 모두 마이너한 취미생활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마음이 홀가분해질지도..
  • 대건 2007/01/18 10:25 #

    마치 예전 그 웹 만화가 생각나네요.
    군바리 휴가나올때 칼같이 각잡고 나와서
    지하철 역에서 다른 휴가나온 군바리들이 보고
    '와 저기는 세줄이네' 내지는 '칼같이 잡았네' 이런 생각할때
    주변의 일반인들은 싸잡아서 '군바리군' 하는 만화요. ^^

    좁은 세계에서 더욱 좁게 구분하는건 별 필요없을텐데 말이죠.

  • 디제 2007/01/18 10:30 #

    AFV나 에어로팬들이 건프라팬을 바라보는 시각은 일부 극단적인 U.C.팬들이 C.E.팬들을 보는 시각과도 조금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대마왕 2007/01/18 10:58 #

    제 멋에 사는거죠 뭐...
    그런거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제 경우는
    "그 페이지 안보면 되지 뭘 그리 말이 많은가.."
    하는 기분인데....거기에 대해서는
    "가뜩이나 제한된 페이지에 건프라까지 껴드니 같은 값에 볼 게 없지 않은가!?"
    하면 또 할 말은 없군요...
    사실 4년전 정도까지만해도 매달 구입하던 하비재팬도
    "몇 페이지 볼려고 매달 만원돈을 쓰고 집구석에 자리만 차지하니 안살련다"
    라고 안보게 되니..그런걸 우려한다면 또 스케일팬들이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80년대에 타미야 탱크를 모으면서 건프라도 열심히 만들던 제 과거를
    감안하면....공존도 충분히 가능한데 말이죠....
  • 유하루 2007/01/18 11:24 #

    음....우주세기 VS 비우주세기와는 또 다른 형태군요^^;;(당연한건가?)
    조금은 이해가 가는것이....'땅크'만드는 친구들이 저보고 '애'가된간다고 합니다
    이제 좀더 나이먹으면 '레고'할꺼냐고...^^;;
    음....재미있네요...^^
  • EST_ 2007/01/18 11:37 #

    비닐우산님과 대건님 덧글 보면서 고개를 끄덕끄덕 하는 중입니다.
    (그 와중에 심각한 기사 보면서 와 오오고시 토모에 이야기도 나왔네 하고 반가워하는 전 대체... OTL)
  • 天照帝 2007/01/18 12:03 #

    어이쿠, 대월의 처녀는 조용하다 했더니 그리 갔습니까...;
    (<---- EST_ 님 옆에서 같이 OTL;;;)
  • 우마왕 2007/01/18 12:56 #

    글중에 잘못된 부분이 있군요. 아머 모델링이 격월간에서 월간으로 바뀐 건 2006년이 아니라 2002년 9월호, Vol. 35부터입니다. 다시 말해 월간지로 바뀐지 52호, 햇수로도 이미 5년이 지났기 때문에 지금 제시하신 분석은 뭔가 오버라는 느낌이군요.

    사실 아머모델링이 건프라를 실은 건 오히려 다른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만 해당지를 아직 보지 못했으니 현 시점에서 언급해봐야 오버지요. 나중에 기사를 보게 되면 한 번 정리하겠습니다.
  • ZAKURER™ 2007/01/18 12:58 #

    >Minowski님/대건님/ 그게 이상적이지만 사람은 셋만 되도 패를 가른다고 실제론 이룰 수 없는 꿈이죠.
    SEED만 해도 라크스 파와 카가리 파로 갈리지 않습니까? :-)

    >디제님/ 그런데 우월감을 가질만도 합니다. 제품 정밀도나 재현도도 일단 한 수 위고 제작 기법은 더더욱 차이가 났죠. 막말로 건프라는 폴리캡 하나로 버텨오다 이제 스케일 영역을 넘보기 시작한 것이랄까요.
    더우기 건담/건프라의 특성 중 하나인 '밀리터리'야말로 실제 밀리터리/스케일 모형을 그대로 따갔으니 스케일 쪽이 으쓱할 만 했습니다. 건담계 내부에서도 밀리터리도가 높을수록 대접받았고 말이죠.
    그 예를 본받아 우주세기-비우주세기의 판단 중 하나가 '밀리터리'이니 양상이 확실히 닮아보이는 것도 당연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마왕님/ 아머모델링 관련 게시판 내용들이 대마왕님이 적으신 바로 그대로입니다.
    사실 정말로 한 분야만 파고드는 모델러는 오히려 소수일텐데 왜들 그리 싸우나 싶긴 합니다. 뭐 저도 말은 이래도 실제론 50% 비중은 건프라에 두겠지만 말이죠.
    참고로...전 그 몇 페이지 보려고 아머모델링 사모으고 있습니다...OTL

    >유하루님/ 더 크게 보면 모형에 손만 대면 다 애로 봅니다.^^;

    >EST_님/천조제님/ 저도 대월 처자를 생각도 못한 생뚱맞은 데서 봤을 때 당혹하기도 했지만 내심 반가웠습니다. :-D
  • ZAKURER™ 2007/01/18 13:05 #

    우마왕님/ 우와, 그렇습니까?
    그럼 이 글의 대부분은 잘못된 전제 하에 오버질한 내용이었을 뿐이군요.
    지난 하반기부터 잡지와 2Ch의 관련 게시판을 읽어왔는데, 격월간->월간지 전환->수많은 문제점->게다가 건프라 연재->질 하락 식으로 압축된 시계열을 제시하기에 월간 전환이 근래 일인 줄 알았습니다. 이 쪽은 백넘버도 찾기 힘들고.

    오류 정정에 감사드립니다.
  • 동사서독 2007/01/18 13:59 #

    해병대 군인이 일반 부대 군인 보고 콧방귀 뀌는 것과 같은 분위기....

    어차피 그래봤자 민간인은 아니라는 거 ~
    어차피 그래봤자 똑같은 X바리 라는 거~
  • reimoon 2007/01/18 17:56 # 삭제

    아머 모델링 건프라 연재도 시작 했습니까? 큰달씨가 월탱뮤지엄으로 연재한것까진 봤는데.. 이후로 건프라까지 했나 보군요.

    UCHG는 타 스케일 잡지에서도 본것같은데요~ 신선한 먹잇감이니까요. ^^
  • ZAKURER™ 2007/01/18 18:22 #

    >동사서독님/ 역시 밖에선 그렇게 보이겠죠?

    >reimoon님/ 일과성 제품 소개나 작례는 상당수 모형지나 취미관련 잡지에서도 다뤘을텐데요, 하지만 정식 시리즈 연재는 현재 하비재팬과 아머모델링 뿐입니다.
    어찌보면 스케일 모형계 진출의 베이스캠프랄까요? :-)
  • 天照帝 2007/01/18 19:38 #

    reimoon 님> 大月이 아니고 大越입니다;
  • FAZZ 2007/01/18 23:51 #

    동사서독님 리플을 보니 군시절이 생각나는군요
    일반 땅개던 아무리 날고기는 특전사던 사고치면 우리 헌병이 다 영창 쳐넣어.....
    일반병 위에 헌병, 헌병위에 기무대....
  • ZAKURER™ 2007/01/19 15:10 #

    FAZZ님/ 현병 기무사 모두 일반병이 볼 땐 '적'이었습니다....
  • reimoon 2007/01/20 01:50 # 삭제

    天照帝> 그렇네요. 왜 지금까지 大月로 알고 있었을까요.. OTL
  • 프리뱅 2007/01/20 03:59 #

    아무래도 쫀심 상해서 그러는듯, 캐릭터가 넘어오니까 스케일쪽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
  • glasmoon 2007/01/21 13:10 #

    덧글의 말씀대로 '밖에서는 모형에 손만 대면 다 애로 보는'데 거참^^;;
    하여간 UCHG가 여기저기서 사고(?)치는군요.
    자아, 과연 이게 성공해서 자리를 잡을수 있을 것인가? 초궁금!
  • ZAKURER™ 2007/01/22 11:26 #

    >프리뱅님/ 반대 경우는 와아~ 하는데 말이죠 ^^;

    >glasmoon님/ 금력과 권력으로 밀어붙이면 일단 어느 정도 자리는 잡을 듯 합니다. 자생력을 가질 지는 매우 의심스럽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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