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방영분인 8화(오늘 방영분을 치면 9화)까지 따라잡았습니다.
간만에, 진짜 간만에,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를 만났습니다.
TV판으로선 걸출한 영상 퀄리티에, 복잡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런저런 배려를 하면서도 충분히 경쾌하고 빠른 전개에, 다양한 표정을 짓는 캐릭터 묘사. 그리고 주연 뿐 아니라 조연에게도 골고루 카메라를 비춰-이제 겨우 8화 주제에 3화 정도는 아낌없이 그들에게 투자- 주인공이 겟코스테이트라는 집단에 속해 있다는 것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캐릭터 디자이너인 요시다 켄이치 씨 스타일이 확 드러나는 여주인공 모습에 매료되어 봤다곤 절대 말 못함 -ㅅ-)
무엇보다 주인공이 보톡스 주사 맞았는지 고정된 표정 몇 개 밖에 없는 후까만빵 꽃돌이가 아니라는 점에 정말 감격입니다. 콧물 질질 흘리며 고전틱한 표정으로 눈물 글썽이는 주인공이라니 이 얼마만입니까!
나중에야 어찌 될 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솔직하지만 주로 하는 짓은 칠칠맞으며, 제1의 가치관은 보드 잘 타는 것, 여자만 보면 두근두근하며 최대한 멋지게 보이려 무진장 신경쓰는 모습은 딱 그 나이 대 사춘기 모습이 잘 나타난 듯 합니다. 14살 짜리가 인류의 운명을 고민하며 유토피아 운운하는 것이야 말로 참 보기 거북스럽죠. 심각한 것은 어른들의 몫!
주인공을 제외하고 스토리를 이끄는 인물들이 대개 20대 중후반에서 30대를 오락가락한다는 것도 참 마음에 듭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은 아저씨 아줌마의 것입니다!!! :-)
이렇게 구구절절 칭찬 늘어놓고 무슨 불만이냐면...
이 작품의 제목은 < EUREKA 7>. EUREKA의 일본어 표기는 'エウレカ'인데 한국어 표기는 무엇이 될까요?
유레카?
분명 영어로는 ju∂rík- 쯤 발음하니 유레카가 맞겠습니다만...NO,NO,NO!
EUREKA는 어원이 그리스어죠. 아르키메데스가 훌러덩 벗고 나와 외쳤다는 그 말.
제작진이 바보가 아닌 이상, 유레카와 에우레카의 차이야 잘 알고 있을 것이고, 때문에 일부 감상문에서 보이듯 '일본애들 혀가 짧아서 유레카를 못적어 에우레카로 적었다'는 것은 아주 큰 오해라 생각합니다.
고로 불만이라면 '유레카7'이라 적어놓은 일부 번역글에 대한 불만.
몇번 적었지만 세상엔 쌀나라 말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죠.
아무쪼록 현재의 퀄리티와 느낌을 잘 유지하며 멋진 마무리 짓기를.
덧글
아아 그나저나 정말...80년대 적입니다.
그나저나 언어학자들 사이에서도 굳이 원어 위주로 다 발음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제시하는 쪽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단어는 원어로 발음하고 독일이니 중국은 그냥 이두식 발음으로 떼우니까요. 그러고 보니 스위스도 문제군요. 슈바이츠, 쉬스, 스비체라, 스비즈라 이렇게 다 할 수 도 없고 걔네처럼 헬베티카 공화국이라고 라틴어로 발음해 줄 수도 없으니... ^-^
>계란소년 : 개성적이고 매력있는 캐릭터에 함몰되어 끌려가지 않고 아직까지 스토리에 힘이 실려있다는 것에 만족을 느낍니다.
이래저래 80년대 만세지요 :-)
>FAZZ : 물론 외국어를 표기하는 방식이야 여러가지가 가능하지만, 제작진의 의도가 확실한데다 그에 대입할 한국식 표기가 존재한다면 그에 맞춰주는 것이 맞겠지요.
헤라클레스와 허큘리스를 전혀 다른 것으로 인식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그나마 마이클앤절로우보단 미켈란젤로가 아직은 우선권을 지니고 있다는데 안도를 느낍니다.
>Mr.Liver : 저도 그렇게 느낀다는 것을 부정하진 못합니다 :-)
스토리, 영상, 연출, 성우 등 종합적인 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대작이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단지 문제라면, 호불호가 분명한 캐릭터, 메카 디자인이 걸림돌인데...작품의 힘이 그걸 극복할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합니다.
작품은 아마 후회치 않으리라 믿습니다.
> 태두 / reimoon : 꼭 보시길! 후회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현지에 계신 reimoon 님이 방영 시간대 문제로 더욱 보시기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만...^^;
아무튼 역시 명가는 다른 거 같아요. '본즈'라는 이름에 끌려서 봤는데, 역시 '본즈'네요. ^^;
>루프트 : 비슷한 이유로 이 작품에 대한 안티도 존재하는 듯 합니다(거짓말)
>arbeiter / 죄다 : 전 유레카 하면 옷벗고 펄쩍펄쩍 스트리킹하는 아저씨가 생각나서...ORL
확실히 악명높은 곤조처럼 본즈도 특유의 이미지를 확립한 듯 하고, 더우기 퀄리티를 믿을 수 있어 안심인 제작사인 듯 합니다. 덕분에 보는 사람만 즐겁죠, 뭐 :-)